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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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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사천광엽에게 보냄(與宋士千光燁 乙丑)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3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3.TXT.0013
송사천광엽에게 보냄
옛사람은 "저 사람이 나를 한번 스승으로 삼으면, 그 평생의 성패와 영욕을 모두 내가 책임진다"주 28)고 하였습니다. 저는 "다만 스승이 제자를 이와 같이 생각할 뿐만 아니라, 자식을 남에게 맡긴 경우에도 그 평생의 성패와 영욕을 역시 마땅히 그 자식으로 하여금 스승과 함께 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형님 같은 사람은 그런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번에 형님의 아들이 저를 완산(完山)에서 만났을 때, 어린 나이에 먼 길을 오느라 병을 앓은 나머지 감기까지 걸렸습니다. 다른 사람 같으면 그 근심을 감당하지 못하였을 것인데, 형님은 조금도 마음을 움직이지 않고, 아들이 홀로 떠나게 맡겨두고는 "스승에게 달려가는 것은 어려운 의리이고, 죽고 사는 것은 명에 달려있다"고 하였습니다. 이에 그러한 아버지에 그러한 아들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미 형님의 부자가 이와 같이 후하게 성패와 영욕을 나와 함께 하였으니, 내가 원래 성패와 영욕을 형의 아들과 같이 하려던 마음을 어찌 감히 더욱 힘쓰지 않겠습니까? 이에 저의 마음을 열어 보여드리니 살펴 헤아려주시기 바랍니다.
주석 28)옛사람은……책임진다
이 구절은 김택술이 《간재집(艮齋集)前篇》 권4 〈시김동훈(示金東勳)〉에 나와 있는 글을 보고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與宋士千光燁 乙丑
昔人云: "彼一師我, 其平生成敗榮辱, 俱我任之。" 余謂: "非但師之視弟如此, 託子於人者, 其平生成敗榮辱, 亦當令其子共之。" 若兄者 可謂其人也。
向日令子見余完山也, 穉齡遠程, 病餘觸寒。 人不堪其憂, 兄乃少不動念, 任其隻行曰: "赴師難義也, 死生有命。" 乃知有是父有是子也。 既荷兄家父子之同我成敗榮辱, 若是其厚, 則我之元來同令子成敗榮辱之心, 尢豈敢不勉乎? 茲以披赤, 幸照亮。