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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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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치명에게 답함(答魏致明 癸酉)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3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3.TXT.0010
위치명에게 답함
존재(存齋) 위백규(魏伯珪)의 〈거병서(去病書)〉주 19)를 먼 곳까지 부쳐주셨는데 마디마디가 적절하고 타당하며 하나하나가 약석(藥石)같은 말입니다. 그 문장에서 말한 '병을 제거하는 방법'은 가장 잘 형용하였으니, 손을 씻고 경건하게 읽자니 반성하고 깨우친 점이 많습니다.
사람들은 "이 늙은이(위백규를 가리킴)가 추수(推數)를 전공하여 참위설(讖緯說)을 지어 전하기까지 했다"고 말하면서 일찍이 미호(渼湖) 김원행(金元行) 선생 문하에 출입한 것을 의심하였습니다. 연원이 단정한데 어찌 한쪽으로 치우쳐 나아감을 면하지 못하고 이렇게 되는 지경에 이르겠습니까? 사람들의 말은 믿을 수 없습니다. 이제 이 글을 읽어 보니, 평상시의 언행에서 벗어나지 않는, 그의 평정하고 적실(的實)함에는 참으로 이와 같은 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대 선친주 20)을 위해 〈다암처사묘갈(茶嵒處士墓碣)〉을 쓰는 것은 얼마나 큰일입니까? 그런데도 저에게 그 일을 부탁한 것은 사람들의 이른바 '택술에게 시키면 약간의 문사(文辭)가 있을 것이다'라는 말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람이 미천하고 말이 경박하며 존귀하지 않고 미덥지 않습니다. 게다가 문사마저도 없으니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 이것은 저를 깊이 아꼈기 때문에 생각이 한번 잘못됨을 깨닫지 못한 것입니다. 그만두십시오. 그만두십시오.
주석 19)거병서(去病書)
'거병'은 이경(李㯳)의 어렸을 때의 자(字)로, 문언능(文彦能)에게 출가한, 존재(存齋) 위백규(魏伯珪)의 큰누이의 외손자이다. 이 글은 위백규가 63세였던 1789년(정조13) 가을에 지은 것인데, 몸의 질병을 제거할 뿐만 아니라 마음의 병을 제거하는 방법에 대해 옛 경전을 인용하여 훈계하였다. 이경은 생후 몇 달 만에 어미를 잃어 위백규의 집에서 양육되었는데, 위백규가 거병이라고 부른 것은 오래 건강하게 자라기를 기원했기 때문이다. 《존재집(存齋集)》 권24 〈연보(年譜)〉
주석 20)선친
위영복(魏榮馥, 1832~1884)을 말한다. 자는 방서(芳瑞)이고 호는 다암(茶嵒)이다.
答魏致明 癸酉
存齋〈去病書〉, 荷此遠寄, 而言言切當, 箇箇藥石。 其云"去病", 最善名狀, 盥讀, 反省警發多矣。
人言"斯翁專於推數, 至作讖緯而傳之", 嘗疑其出自渼門。 淵源端正, 豈至於不免偏就乃爾? 人言有不可信。 今讀此書, 乃知其平正的實, 不出乎日用言行之間, 果有如此者也。
尊先公〈茶嵒處士墓碣〉, 何等大事? 而託之於澤述者, 不省所謂使澤述而稍有文辭, 人微言輕, 不尊不信。 而况并與文辭而無有乎? 此殆相愛之深, 而不覺一念之誤也。 已之已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