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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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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사영구에게 답함(答金主事榮九 ○乙亥)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3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3.TXT.0005
김주사영구에게 답함
궁벽한 곳에 칩거해 있으면서 삼가 어르신은 도를 추구하고 옛 문화를 좋아하는 마음과 태도가 돈독하여 퇴폐한 풍속에 모범이 될 만한 분이라는 말을 들은 지 오래되었습니다. 그러나 곤궁한 처지의 인간사로 인하여 한 번도 안석 아래에서 덕스러운 모습을 바라볼 길이 없었으니, 덕을 좋아하는 마음이 지극하지 못함을 자책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외람되게도 어른께서 일부러 손자를 보내어 고도(古道)의 편지를 내려주시고 증손의 관례를 치르는 날에 빈(賓)이 되라고 명하셨지만, 스스로 보잘 것 없는 저를 돌아보건대 어찌 따를 수 있겠습니까? 삼가 생각할 때 어른의 뜻이 혹시 후생을 이끌어 예학의 도를 가르치고자 한 것에서 나온 것이라면 불안감에 이어 감개가 이어집니다. 그러니 어찌 감히 지극한 뜻을 우러러 체득하여 받들어 부응할 방법을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다만 지금의 상태로는 권하(眷下)주 12)에게 경계할 일이 있어서 뜻을 이룰 수 없으니, 명을 받들 수 없는 것이 두려울 뿐만이 아니라, 성대한 예식을 볼 인연이 없는 것이 매우 한스럽습니다. 삼가 헤아려 용서하시고 죄를 주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주석 12)권하(眷下)
존귀한 사람에게 자기를 낮추어 이르는 일인칭 대명사이다.
答金主事榮九 ○乙亥
蟄伏僻陋, 窃聞老丈向道好古之篤, 有足以範頹俗者, 爲日久矣。 而窮途人事, 未由一瞻德儀於几下, 自訟好德之未至。
猥蒙尊慈專遣令孫, 賜以古道之書, 命以爲賓於令曾孫冠日, 自願顧淺眛, 何以得比? 窃念尊意, 或出於引進後生, 教以禮學之一道, 則不安之餘, 繼之以感, 豈敢不仰體至意, 思所以奉副也?
但以現狀, 眷下有警, 未得遂意, 非惟惟命之不能是悚, 深恨觀光盛禮之無緣。 伏望恕究不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