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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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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암 김장에게 올림(上炳菴金丈 丁未)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2.TXT.0020
병암 김장에게 올림
보여주신 편지에서 리(利) 자에 대한 분석은 변론이 명백하고 인용이 정확하여 한번 읽어 내리자 가슴이 씻은 것처럼 시원하니, 사문(師門)들에게 질문한다 하더라도 미혹됨이 없을 것입니다. 대단히 감격스럽고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역》의 건괘 리(利) 자의 "만물을 이롭게 하니 의(義)와 족히 화합할 수 있다."는 주에서, 주자는 "만약 만물로 하여금 각각 이로운 바를 얻게 하면 의(義)와 화합하지 않음이 없다."고 했습니다. 저는 물(物)은 만물로서, 군신, 부자, 형제, 부부, 붕우 같은 것들이 이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임금으로 하여금 임금 노릇을 할 수 있게 하고, 신하로 하여금 신하 노릇 할 수 있게 하며, 아버지로 하여금 아버지 노릇 할 수 있게 하고, 자식으로 하여금 자식 노릇 할 수 있게 하면서, 그것을 미루어 나아가 모두 그렇게 하지 않음이 없게 한다면 이것이 이른바 만물로 하여금 각각 이로운 바를 얻게 하는 것이고, 또한 만물이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만물을 이롭게 한다는 것에는 아마 자기 스스로도 이롭지 않음이 없다는 뜻도 있는 것 같습니다. 곤괘 2효에 "강습하지 않아도 이롭지 않음이 없다."는 것에 대해 주자는 "임금을 섬김에 있어서는 임금에게 충성하고, 어버이를 섬김에 있어서는 어버이를 기쁘게 하며, 붕우를 사귐에 있어서는 붕우들에게 믿음을 받는 것은 모두 학습을 기다리지 않더라도 하나도 이롭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섬긴다고 말하고, 교제한다 말하며, 충성하고, 기쁘게 하며, 믿음 있게 한다는 것은 모두 자기를 주로 하여 말한 것이니 여기에서 리(利) 자는 자기를 이롭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군주가 나의 충성을 얻고, 어버이가 나의 즐거움을 얻으며, 붕우가 나의 믿음을 얻는다면, 이것은 만물을 이롭게 하는 것입니다. 자기를 이롭게 하는 것에 또한 만물이 스스로 이롭지 않음이 없다는 뜻이 있으니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上炳菴金丈 丁未
下示利字之辨, 剖析明白, 引據的當, 讀下一遍, 胸次如洗, 可以質之師門而無惑。 感幸感幸。 至於《易》乾卦'利'字, 利物足以和義註, 朱子曰 : "使物各得其所利, 則義無不和。" 竊意物者, 即萬物也, 如君臣父子兄弟夫婦朋友之類, 是已。 能使君爲君, 臣爲臣, 父爲父, 子爲子, 推類以往, 莫不皆然, 則是所謂使物各得其所利也已, 亦萬物之一也。 利物之中, 恐有已自無不利之意。 坤卦'不習無不利', 朱子曰 : "事君則忠於君, 事親則悅於親, 交朋友則信於朋友, 皆不待習而無一之不利也。" 曰事曰交曰忠悅信, 皆主己而言, 此'利'字, 蓋謂利己也。 然其君得我之忠, 親得我之悅, 朋友得我之信, 此則利物也。 利己之中, 亦有物自無不利之意, 未知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