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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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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암 김장에게 올림(上炳菴金丈 丙午)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2.TXT.0019
병암 김장에게 올림
《맹자》 수장대문(首章大文)과 《맹자집주》의 여러 리(利) 자는 전부 제나라 왕이 자기 나라를 이롭게 한다는 말에서 비롯된 것으로, 저는 형기에서 말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어른께 가르침을 받았는데, (선생께서는) "《맹자집주》에서 '리(利)를 구하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이롭지 않음이 없다'는 말의 뒤 리(利) 자는 마땅히 의리(義理)의 리(利)로 보아야 한다. 만약 형기(形氣)의 리(利)로 본다면 천리를 따라서 몸을 죽이고주 78) 생명을 버리는주 79) 경지가 어떻게 형기의 리(利)라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습니다.
저(택술)의 망령된 생각으로는 "자무불리(自無不利-이롭지 않음이 없다)"의 리(利)는 즉 제4절 《맹자집주》의 "인의는 일찍이 이롭지 않음이 없다"의 리(利)이고, "인의는 일찍이 이롭지 않음이 없다"는 것은 제3절 《맹자집주》의 '리(利)를 구하는 해로움'과 정확하게 대(對)를 이룹니다. 리(利)를 구하는 해로움이 임금의 형기의 해로움이 된다면, "인의는 일찍이 이롭지 않음이 없다"는 리(利)는 마땅히 임금 형기의 리(利)가 되기 때문에 이른바 리(利)는 즉 나를 사랑하고 나를 추대하는 리(利)입니다. 나를 사랑하고 나를 추대하는 것은 형기의 리(利)로 말해서는 안 됩니다. 몸을 죽이고 생명을 버린다는 것은 변처(變處)주 80)입니다. 만약 변처로써 말한다면, 천리를 따르다 사망하는 해로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인욕을 따르다 이익을 얻고 해로움을 멀리하는 것도 있으니 이처럼 판단하여 단정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장(章)의 의미는 아마 단지 '인의를 하면 이로움이 있고, 리(利)를 구하면 해가 있다'는 상식적인 도리를 말한 것일 뿐 아직 변처를 말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른께서 다시 생각한 가르침이 있다면 자세히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지금 천지가 어둡고 귀신과 물여우가 멋대로 날뛰어서 주군(州郡)의 학교가 허물어지고 성현의 경전 또한 타서 사라지려고 하지만, 박괘(剝卦)의 마지막 남은 양(陽)이 다하는 이치는 없으니 반드시 이렇게 말살됨에는 이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하늘도 믿을 수 없어서 저 무리들로 하여금 그 독을 멋대로 뿌리게 한다면 성묘(聖廟)를 지키는 유생과 사문(斯文)을 책임지는 장덕(長德)주 81)은 그 무너짐을 구하다가 죽어야 합니까. 아니면 관면(冠冕)을 찢어버리고 통곡하며 세상을 피하여 은둔해야 합니까. 어제 한명의 사우(士友)를 보니, 도적놈이 우리 집으로 들어와 우리 조상의 사당을 헐고 우리의 선계(先系)를 불태우는 것으로 비유하면서, 공자와 맹자를 암송하며 본받는 자들이라면 비록 누항의 궁핍한 유자(儒者)일지라도 마땅히 목숨을 버리고 한번 싸워 죽더라도 후회하지 않아야 한다고 합니다. 나는 이런 일에 힘쓸 수 있는 자라면, 어찌 우뚝하게 위대하지 않겠는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선성(先聖)과 선조(先祖)의 관계, 그리고 사문과 집안일과의 관계는 일찍이 친소의 구분, 많고 적은 차이가 없었던 적이 없습니다. 궁핍한 유자는 또 장덕의 교임(校任)과 비교할 때 차이가 있으니, 만약 일일이 죽는 것으로 책임을 지운다면 시중(時中)의 의론은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주석 78)몸을 죽이고
공자가 "지사(志士)와 인인(仁人)은 삶을 구하여 인을 해침이 없고, 몸을 죽여 인을 이루는 경우는 있다〔子曰, 志士仁人, 無求生以害仁, 有殺身以成仁.〕"라고 한 말에서 기인한 것이다. 《논어(論語)》 〈이인(里仁)〉
주석 79)생명을 버리는
맹자가 "어물(魚物)도 내가 원하는 바요, 웅장(熊掌)도 내가 원하는 바이지만, 이 두 가지를 겸하여 얻을 수 없을진댄 어물(魚物)을 버리고 웅장(熊掌)을 취하겠다. 삶도 내가 원하는 바요, 의(義)도 내가 원하는 바이지만, 이 두 가지를 겸하여 얻을 수 없을진댄 삶을 버리고 의(義)를 취하겠다.〔孟子曰, 魚, 我所欲也, 熊掌亦我所欲也, 二者不可得兼, 舍魚而取熊掌者也. 生亦我所欲也, 義亦我所欲也, 二者不可得兼, 舍生而取義者也.〕"라고 한 말에서 기인한 것이다. 《맹자(孟子)》 〈고자 상(告子上)〉
주석 80)변처(變處)
常數가 아니라 變數에 해당하는 의미이다.
주석 81)장덕(長德)
덕망을 갖춘 원로학자를 말한다.
上炳菴金丈 丙午
《孟子》首章大文, 與《集註》諸'利'字, 皆因齊王利國之言, 從形氣邊說去, 迷見看得如此。 頃承函筵所教, 曰 : "《集註》'不求利而自無不利'下利字, 當以義理之利看。 若以形氣之利看, 則有循天理而殺身舍生之地, 何以爲形氣之利云云。" 澤述妄疑'自無不利'之利, 即第四節《集註》'仁義未嘗不利'之利, 仁義未嘗不利, 即第三節《集註》'求利之害'之的對也。 求利之害, 既爲人君形氣之害, 則仁義未嘗不利之利, 自當爲人君形氣之利, 所謂利者, 即親我戴我之利也。 親我戴我者, 不可謂形氣之利乎。 至於殺身舍生之云, 乃變處也。 若以變處言之, 則非惟循天理而有死亾之害, 亦有徇人欲而得利遠害者, 似未可如此斷定。 蓋此章義意, 恐是只言仁義有利, 求利有害之常理也, 不及說變處也。 凾筵有夏商之教, 幸望詳細示之也。
今天地晦冥, 鬼蜮縱橫, 州郡校宮, 彼將圮毁之, 聖賢經傳, 又將焚滅之, 剥陽無可盡之理, 則必不至如是之抹摋。 然如或天不可諶, 使彼輩得肆其毒, 則守聖廟之儒生, 任斯文之長德, 其將顛倒往救, 繼之以死乎? 其將棄冠裂冕, 痛哭遯世乎? 昨見一士友, 以寇盜入家毀我祖廟焚我先系爲譬, 而謂誦法孔孟者, 雖陋巷窮儒, 皆當舍命一爭, 有死糜悔。 迷見以爲如有能辦此舉者, 豈不卓然偉烈哉? 然先聖之於先祖, 斯文之於家事, 未嘗無親疎之分, 衆獨之異。 窮儒又與長德校任有間, 若一一責之以死, 則似非時中之論, 未知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