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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재선생에게 올림(上艮齋先生 庚申)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

자료ID HIKS_OB_F9002-01-201801.0002.TXT.0005
간재선생에게 올림
"리통기국(理通氣局)은 모름지기 본체(本體) 상에서 말해야 하니, 이 본체는 기의 당체(當體)로 보아야 한다."고 권순명은 주장하였는데, 권순명(權純命)의 주장과 같은 경우는 음양당체(陰陽當體)로 국(局)을 삼은 것이니, 참으로 리를 해치지 않으면서 유행(流行)의 어느 한쪽에도 떨어지지 않는 정안(正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래의 문세(文勢)와 합쳐서 보면 반드시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만약 그 주장과 같다면 리통기국은 본체 상에서 말을 할 수 있는데 그 본체를 버리고 유행에서만 구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므로 '요자(要自)', '설출(說出)', '리료(離了)' 등 한 절을 전환시키는 글자를 놓아 사람들로 하여금 쉽게 알아보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그 아래에서 또 마땅히 음양(陰陽) 안에서 당체(當體)와 유행(流行)으로 나누어 두 갈래로 문장을 써내려가야 하는데, 리기를 함께 거론하여 이처럼 우활하게 논의해서는 안 됩니다. 구절마다 논리를 진행시켜 나가는데 끝내는 리통(理通)을 버려버리고 기국(氣局)에 대해 전적으로 언급한 연후에 그의 학설이 통하게 되니, 이 때문에 그의 주장을 따르기 어렵습니다.
오진영(吴震泳)의 학설을 들어보면, 이 본체를 담일청허(湛一淸虛)한 기로 여겼는데, 그것을 국(局)이라고 하면 리를 해치게 되고, 그것을 국(局)이 아니라고 하면 한편으로 치우치는 말로 전락함을 구제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므로 "담일청허한 기는 본체상에 갖추고 있는 유행(流行)의 기를 가리킨다."라 하였으니, 그의 견해는 참으로 정밀한 것 같으며, '요자(要自)', '설출(說出)' 등의 어세도 또한 장애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이치에 비추어 궁구해보면 또한 통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담일청허(湛一淸虛)와 청탁수박(清濁粹駁)은 비록 본말의 구분이 있다 하더라도 똑같이 기로써 한 물건이니, 후자가 전자와 같지 않은 것을 담청의 말류라고 한다면 괜찮지만 후자가 전자와 같지 않은 것에 대해 담청이 갖추어져 있는데 피차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고 한다면 옳지 않습니다.
또한 만약 "담청기(湛清氣) 중에 서로 같지 않은 기가 갖추어져 있고, 서로 같지 않은 기 중에 담청(湛清)의 기가 간직되어 있다."고 말하면, 어찌 권순명처럼 하나의 기(氣) 자를 크게 보고서 리통(理通)을 버린 혐의가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대개 본체와 유행을 비록 모두 기에 소속시키고 싶겠지만, 본문의 인성(人性)과 물성(物性), 인리(人理)와 물리(物理), 기수(器水)와 공병(空甁), 일본(一本)과 만수(萬殊) 등의 설에서 이미 리기를 둘로 나누고 본체와 유행으로 구분하여 소속시켰는데, 어찌 그것이 문세에 순하고 이치에 맞는 것이겠습니까? 선생님의 〈태극본체설〉처럼 통창하여 완비된 것과는 같지 않습니다.
○ 선생께서 답서에서 말씀하셨다.
"리통기국과 본체유행의 뜻에 대해서는 나도 사실 자신할 수가 없다. 이견(而見, 오진영)과 고경(顧卿, 권순명의 자)의 설은 모두 나와는 같지 않은데, 어찌 감히 나의 견해에 근거하여 질정하는가? 오직 내 설을 삼가 보존하여 본지를 터득해야 하는데, 이제 그대가 또한 그들처럼 하면서 저 두 사람의 설을 아울러 지적하면서 온당치 못하다고 하는구나. 나는 나의 학설을 자신할 수 있지만, 그러나 세 벗과 함께 논의하여 지극히 정밀한 뜻을 얻어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上艮齋先生 庚申
理通氣局, 要自本體上說出, 此本體做氣之當體看。 如權純命說, 則其以陰陽當體爲局者, 固不害理, 而爲不落流行一邊之正案。 然合下文勢, 恐不如此。 若如其說, 則理通氣局, 亦可言於本體上, 不可棄其本體而但求於流行也, 不當下'要自''說出''離了'等, 轉一節底字, 令人看出不易也。 其下又當只就陰陽內, 分當體流行, 而兩下立文, 不當幷舉理氣若是之闊也。 節節推去, 畢竟掉了理通單說氣局然後, 其說乃通, 此其所以難從也。 吳震泳說, 則以此本體爲湛一淸虛之氣, 而謂之局則害理, 謂之不局則不能求落在一邊之語。 故乃曰指本體上所具流行之氣, 其見果似精密。 而於要自字說出字等語勢, 亦自不礙。 然究之理致, 又有難通者。 湛一清虛清濁粹駁, 雖有本末之分, 均是氣而一物也, 謂不齊爲湛清之末流則可, 謂不齊爲湛清之所具, 而存彼此之形, 則未可。 且若曰湛清氣之中, 不齊之氣具焉, 不齊氣之中, 湛清之氣存焉, 豈不多了一氣字, 而有掉了理通之嫌, 亦如權說者乎? 蓋本體流行, 雖欲俱屬氣上, 其於本文人性物性人理物理器水空瓶一本萬殊等說, 已自兩分理氣, 區屬本體流行, 何順乎文勢, 得乎理致? 總不如先生太極本體之說之爲通鬯完備也。
○ 先生答書曰 : "理通氣局, 本體流行一義, 愚實未能自信。 而而見顧卿, 皆莫與同, 尤何敢據已見, 以質言也。 惟敬存以鄙說, 爲得本指, 今高明亦然, 而幷指彼二說爲未穩。 區區姑可以自信矣。 然欲望與三友同共商量, 期得至精之義而示之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