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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강의 원운시(原韻 【東岡】)

금성삼고(錦城三稿) / 금봉습고

자료ID HIKS_Z999_01_B00028_001.004.TXT.0013
동강의 원운시
내 생애 때를 잘못 만나 고생함이          吾生苦不辰
어찌 재앙주 148)를 만난 것 때문만일까          胡獨遭陽九
하늘이 내린 죽음의 환란은 旻天降喪亂
지난 일도 아니고 앞으로의 일도 아니네 不自我先後
해충 같은 적들로 내홍이 일어났는데 蟊賊作內訌
오랑캐의 기병마저 제멋대로 짓밟으니 戎馬恣躪蹂
백성들은 원수가 되어 赤子化仇讎
국경을 지킬 사람조차 없다네 疆圉無人守
슬프구나 이백년 동안 哀恫二百年
그 은택 얼마나 깊고 두터웠던가 恩澤何深厚
하루아침에 백성을 잃었으나 一朝失丘民
우리 임금을 위로하는 말이 없네주 149) 不云撫我后
조정에는 보좌하는 신하들 있고 廟堂有相臣
변방 성곽에는 헌걸찬 무인들 많으며 邊城多武赳
높은 관직과 후한 녹봉에 高官與厚祿
겹겹의 도장에 인끈 거듭 매었거늘 纍印若若綬
좋은 책략 있단 말 들어본 적 없고 不聞籌策紆
의병 모집하는 모습 본 적도 없으니 不見義旅紏
어지러이 문환주 150)처럼 항복하고 紛紛文煥降
요란스레 단공주 151)처럼 달아나네 擾擾檀公走
칠묘주 152)는 타고 남은 재 되고 七廟化灰燼
도성은 적들의 손에 떨어졌네 京邑付賊手
임금님 수레 어디 쯤 향하실지 玉輅向何許
공경대부들은 초야로 흩어졌네 公卿落草莽
누가 환란을 초래하였기에 誰生禍亂階
도적을 이르게 하고 오랑캐까지 불렀는가 致寇招戎醜
외로운 신하 북쪽 변방에 있으니 孤臣在北塞
속절없이 한 말 간담만 남아 空餘膽一斗
고개 들어 서쪽 하늘 바라보고 擧頭望西方
대궐 섬돌 향해 머리 조아리네 欲向螭階叩
원하건대 상방검주 153) 빌려서 願借尙方劍
아첨하는 신하 머리 단번에 참하리라 一斬佞臣首
답답한 마음 누구에게 하소연 할까 腷臆誰與訴
쓰라린 피를 토해내고자 하네 辛酸血欲嘔
일찍이 고인의 가르침을 들으니 嘗聞古人訓
물고기 버리고 곰 발바닥을 취한다고 했네 魚舍熊掌取
바람 부는 처마에서 주자의 서책 펼쳐드니 風簷展朱書
도리가 가슴에 사무치네 道理貫心肘
주석 148)재앙
양구는 음양도(陰陽道)에서 수리(數理)에 입각하여 추출해 낸 말로, 4천 5백 년 되는 1원(元) 중에 양액(陽厄)이 다섯 번 음액(陰厄)이 네 번 발생한다고 하는데, 1백 6년 되는 해에 양액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엄청난 재액(災厄)을 말할 때 쓰는 용어이다. 《漢書 律歷志 上》
주석 149)우리 …… 없네
원문에는 '后(주)' 아래에 "이 아래 '무(毋)'자 운(韻)이 없으니 아마도 빠진 듯하다〔此下無毋字韻恐脫〕"라는 소주가 붙어 있다.
주석 150)문환(文煥)
송말(宋末) 원초(元初) 때 사람이다. 일찍이 송나라에 벼슬하였는데 원 나라 세조의 권유로 투항, 이후 송을 공략하는 데 많은 계책을 제공하였으며 결국 송조(宋朝)의 멸망에 공헌하였다. 《新元史 列傳 74》
주석 151)단공(檀公)
유송(劉宋) 때의 장군 단도제(檀道濟)를 말한다. 그는 지략(智略)이 뛰어나서 고조(高祖)를 따라 북벌(北伐)할 적에 전봉장(前鋒將)으로 누차 공을 세워 명장(名將)으로 이름이 났는데, 뒤에 남제(南齊)의 왕경측(王敬則)이 일찍이 매우 급한 때를 당하여 어떤 사람에게 고하기를, "단공(檀公)의 삼십육책(三十六策) 가운데 주(走) 자가 상책(上策)이었으니, 너희들은 응당 급히 도주해야 한다."고 했던 데서 온 말로, 전하여 적과 싸우다 불리하면 도주하는 것을 이른 말이다.
주석 152)칠묘(七廟)
칠묘(七廟)는 종묘(宗廟)이니, 곧 태조(太祖)의 종묘와 삼소(三昭), 삼목(三穆)의 총칭이다.
주석 153)상방검(尙方劍)
임금이 신하에게 전권을 위임하는 의미에서 내려 주는 보검이다. 한(漢)나라 성제(成帝) 때 주운(朱雲)이 대신들이 있는 자리에서, 황제의 신임을 믿고 정권을 마음대로 행사하는 장우(張禹)를 베어 죽여야 하니 상방검을 내려 달라고 청하였던 고사가 있다. 《漢書 卷37 朱雲傳》
原韻 【東岡】
吾生苦不辰, 胡獨遭陽九.
旻天降喪亂, 不自我先後.
蟊賊作內訌, 戎馬恣躪蹂,
赤子化仇讎, 疆圉無人守.
哀恫二百年, 恩澤何深厚.
一朝失丘民, 不云撫我后.
廟堂有相臣, 邊城多武赳,
高官與厚祿, 纍印若若綬,
不聞籌策紆, 不見義旅紏,
紛紛文煥降, 擾擾檀公走.
七廟化灰燼, 京邑付賊手.
玉輅向何許, 公卿落草莽.
誰生禍亂階, 致寇招戎醜.
孤臣在北塞, 空餘膽一斗.
擧頭望西方, 欲向螭階叩.
願借尙方劍, 一斬佞臣首.
腷臆誰與訴. 辛酸血欲嘔.
嘗聞古人訓, 魚舍熊掌取.
風簷展朱書, 道理貫心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