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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6
- 부록 선생 차운시(附 先生次韻)
- 내장사 벽련암에서 삼가 선조 죽계부군의 시에 차운하여 서문을 같이 씀(內藏寺碧蓮菴 謹次先祖竹溪府君詩【幷序】)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6 / 부록 선생 차운시(附 先生次韻)
내장사 벽련암주 23)에서 삼가 선조 죽계부군주 24)의 시에 차운하여 서문을 같이 씀
"저녁 무렵 선애 입구에 들어섰더니, 돌아가는 구름은 저녁 빛에 잠기네. 종소리 미세하니 절이 멀리 있음을 알겠고, 산이 물들었으니 가을 깊음을 알겠네. 술친구 서로 와서 맞이하고, 시친구 서로 찾으니 좋구나. 기쁜 마음으로 웃음꽃 피웠더니, 티끌 가득한 마음 말끔히 씻기는구나." 이 시는 우리 11세조 죽계부군께서 내장사에 유람하셨을 때 매월당(김시습)의 시에 차운한 것이다. 부군께서는 성리학을 깊게 공부하셨는데, 모당(홍이상), 월사(이정귀) 등 제현들과는 막역한 교분을 맺었고, 벼슬에 나가는 것을 좋게 여기지 않았으며, 늙도록 초야에 묻혀 지내셨으니, 후세 사람들에게 오히려 300년 후에도 우러러 사모하게 하였는데 하물며 후손에게 있어서랴. 해는 병오년(1906) 여름, 간재 선생을 모시고 벽련암에서 독서하고 있었다. 승사에는 이 산의 한 줄기 물과 한 개의 바위가 보이는데, 일찍이 부군의 발자취가 지나치지 않은 것이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내 눈에 그것들이 들어와 옛날을 추억하고 지금을 생각하니 일찍이 세 번 더욱 탄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 삼가 그 시를 차운하여 벽에 걸어 사모하는 정성을 부친다.
이곳에 도착하여 선조의 발자취 밟으며到此訪先蹟
왔다갔다 하다보니 서쪽 해 잠기는구나彷徨西日沈
천년 넘은 스산한 옛절에千年蕭寺古
온 계곡 흰 구름 깊구나萬壑白雲深
좌선하니 속세의 티끌 멀어지고入靜俗塵遠
글을 읽으니 참된 정취 찾게 되네讀書眞趣尋
재삼 탄식한 소쇄한 구절이三嘆瀟灑句
나의 슬픈 마음 일으킨다起我悵然心
- 주석 23)벽련암
- 전라북도 정읍에 위치한 내장산 서래봉 중턱에 있다. 한동안 내장사라 불리기도 하다가 근세에 와서 영은암을 내장사로 개칭하고 이곳은 다시 벽련암이라고 하였다.
- 주석 24)죽계부군
- 김횡(金鋐)을 말한다. 부령(富寧) 사람으로 부안(扶安)을 거주지로 삼았다. 1573년 식년시에 1등 2위를 차지한 바 있다.
內藏寺碧蓮菴 謹次先祖竹溪府君詩【幷序】
晩入仙崖口,雲歸暮色沈,鍾微知寺遠,山染覺秋深,酒伴來相迓,詩朋好更尋,欣然成一笑,瀟灑滌塵心.右詩,我十一世祖竹溪府君遊內藏時,所次梅月堂韻也.府君潛心性理之學,與慕堂月沙諸賢,爲莫逆交,不屑仕進,終老邱園,使後之人,尙能仰慕於三百載之下,况在於後昆乎.歲丙午夏,陪艮翁讀書于碧蓮.僧寺見玆山之一水一石,無非曾經府君之足跡者,而復入於吾眼中,追古思今,未嘗不三復而增歎也.玆庸謹次其韻而揭之壁,以寓感慕之誠云爾.
到此訪先蹟,彷徨西日沈.
千年蕭寺古,萬壑白雲深.
入靜俗塵遠,讀書眞趣尋.
三嘆瀟灑句,起我悵然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