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역/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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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6
- 부록 선생 차운시(附 先生次韻)
- 봉서사에 제함(題鳳棲寺)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6 / 부록 선생 차운시(附 先生次韻)
봉서사에 제함
세속 전하는 말에, "봉곡 김공과 진묵주 15)은 선하지 못한 인물이다. 하루는 진묵의 넋이 서역에 들어갔는데, 봉곡이 그것을 알고 그의 몸을 불사르고 왔다. 진묵의 돌아오는 넋이 봉곡에 대한 원망을 드러낼 바가 없어 계곡을 끊어 마을 앞 시냇물이 땅속으로 흘러들게 했다. 그래서 봉서산은 서쪽으로 겨우 흘러나올 뿐 봉서사 밖은 한줄기 물도 없었다고 하니, 이 말을 믿는다. 봉곡은 학문을 한 군자이나, 이에 다른 사람을 몰래 해를 끼치는 데 이르렀으니 진실로 매우 어그러지고 오만하여 족히 믿을 수 없다. 진묵의 명철함으로도 이미 그의 몸을 보존할 수 없었고 또 육진에 얽매임에도 벗어나지 못하였으며 원수를 갚는 데에만 구구했으니, 어찌 능히 그를 이른바 대선사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하였다.
유가는 예로부터 인과 사랑에 힘을 쓰고儒門自是務仁愛
석가는 원래 육신에 중점을 두지 않았네釋敎元非重肉身
만약 봉공이 진묵의 육신을 정말 태웠다면若使鳳公焚震默
사람 죽였을 뿐 아니라 어리석은 사람이라不徒害物亦愚人
세상에선 진묵이 천지와 통한다 전하지만世傳震默通天地
어떻게 칠 척의 몸 하나 간수하지 못했던가何不能防七尺身
시냇물 땅속으로 흐른 것을 다시 논하지 마시오溪水伏流休更說
헛되이 잘못된 사실로 사람들을 의혹하게만 하니謾將謬訛惑人人
- 주석 15)봉곡……진묵
- 봉곡 김공은 전주 유학자 김동준(金東準, 1573~1661)을 말하며, 진묵은 속명 일옥(一玉, 1562~1633)으로 여러 기행과 이적이 있는 인물을 말한다.
題鳳棲寺
俗傳,鳳谷金公與震默不善.一日,震默魂入西域,鳳谷知之,來燒其身.震默歸魂,無所著怨鳳谷,斷谷,村前溪水,使之伏流.故鳳棲山以西纔出,寺外無一派水云,信斯言也.鳳谷以學問君子,乃至陰害人物,固已悖慢不足信.震默之明,旣不能保其身,又不免六塵之累,而區區於報怨,安得爲渠家,所謂大禪師乎.
儒門自是務仁愛,釋敎元非重肉身.
若使鳳公焚震默,不徒害物亦愚人.
世傳震默通天地,何不能防七尺身?
溪水伏流休更說,謾將謬訛惑人人.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