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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2
- 상량문(上樑文)
- 전주 최씨 종회각 상량문【무인년(1938)】(全州崔氏宗會閣上樑文【戊寅】)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2 / 상량문(上樑文)
전주 최씨 종회각 상량문【무인년(1938)】
삼가 생각하건대, 종족을 모으는 것이 조상을 높이는 의리라 여겨竊以收宗族爲尊祖之義
그 예를 만든 것은 선왕이며,制其禮者先王
상재를 공경하여 어버이를 그리는 마음을 내어敬桑梓出思親之心
시를 지은 이는 효자로다.주 417)作此詩者孝子
이런 까닭으로 문자가 크고 화려한 건물을 완공한 것은是故文子之能成輪奐室
실제는 종족을 모으려는 의도였으며,주 418)實爲聚族之謀
평천장의 꽃과 바위를 지키지 못하면若乃平泉之未保花石庄
선조를 계승하는 일에 부끄러움이 있으리.주 419)有愧述先之事
옛 사람의 득실을 살펴보면觀古人之得失
지금의 향배를 알 수 있으리라.知今日之從違
삼가 생각건대 최씨는恭惟崔氏
전주에 관향을 두어籍自全州
좌해에 명망이 드높았어라.望著左海
벼슬아치가 대를 이어 무리로 나오고承簪纓而輩出
현달하여 마침내 큰 가문이 되었네.賢達遂爲華門
자손이 번창하여 사방에 흩어져 거처하니繁雲仍而散居
영남, 호남에서 대성(大姓)이라 일컬어지네.嶺湖亦稱大姓
이곳 동촌리 유지는惟玆東村里遺址
일찍이 중랑장주 420)이 처음 거처하였지.曾是中郞將始居
종대는 마을 이름으로 불리우며宗垈稱爲洞名
많은 사람들이 전설을 이야기하니萬口傳說
어릴 때 사마광과 비슷하네.주 421)有同兒童之君實
옛 집을 그대로 종회각으로 만들었는데舊廬因作會閣
한 마음으로 아끼고 보호하니一心愛護
어찌 소백의 감당주 422)만 못하겠는가.奚啻召伯之甘棠
산천은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주니山川供麗明
형국의 신령한 기운이 다하지 않았고,全局之靈運不盡
초목에 정채로움이 남아 있으니草木留精彩
그 당시의 풍운이 아직도 존재하누나.當日之風韻尙存
거리가 적당하니道里適切
이미 가문의 일에 왕래하기에 편하며,旣便門事之來往
묘소가 멀지 않으니丘壟不遠
또한 재계하여 시제 지내기도 좋아라.亦可歲祀之齊明
다만 당우가 세월이 오래되어只緣堂宇之積年
비바람이 몰아치는 날은 걱정이 되누나.或虞風雨之有日
지금까지 계속 보수하였으나嗣葺旣事
죽루의 썩지 않는 공을 거두기 어려워서,주 423)難收竹樓不朽之功
기꺼이 지을 것을 거듭 도모하니肯構重謀
어찌 〈대고〉의 후손이 있다는 가르침을 따르지 않을 것인가.주 424)盍遵大誥有後之訓
길한 점을 얻어 위는 대들보 아래는 서까래 나란하니주 425)得吉占上棟下宇
사람과 거북점이 모두 따르네.人龜俱從
다섯 도리〔架〕주 426) 네 기둥의 집을 지으며建築舍五架四楹
회랑과 창고도 갖추었어라.廊庫亦具
당장 해야 할 급한 일이니事在當下之急務
애당초 이전 공보다 잘 됨을 구하지 말아야 하네.初非求多前功
여러 사람들이 의연금을 내어 사용하니費出各人之義捐
종가의 재물을 부러워할 필요 없네.幷不有羡宗物
저 도끼질과 저 톱질은斧彼鉅彼
모두 대목장의 지시를 듣고,咸聽都匠指揮
공사를 시작하면서經之營之
한 가문의 계획대로 결정하였도다.共決一門計劃
이른바 오래 되지 않고 완성하니所謂成之不日
어찌 하늘로부터 도운 것이 아니랴.豈非佑之自天
이에 주자의 《강목》처럼乃以紫陽綱目
일을 기록할 때 해를 앞세웠으며,주 427)記事之首年
왕희지의 난정처럼右軍蘭亭
좋은 날을 골라 모임을 열었도다.주 428)修褉之良日
조심스레 긴 들보를 허공에 올리는데謹上修樑半空
기다란 무지개가 떠있나 의심했고,疑長虹之掛
평지에 이목을 집중시키니聳動觀聽平地
채색의 꿩이 날아오른 듯하여주 429)見彩翬之飛
골짜기가 빛이 나네.光輝洞壑
낙성식의 연회가 곧 열리리니宴將設於成落
제비가 축하하러 처마에 찾아오며,주 430)燕賀來簷
화목한 가운데 강론할 장소가 있나니講有所於睦和
큰 복이 집안에 넘치리라.鴻福呈戶
아! 그대 여러 목공들 일을 잠시 멈추고嗟爾暫輟衆工之役
내가 목청껏 부르는 여섯 아랑위 노래를 들어보게나.聽我高唱六偉之歌
어영차 들보 동쪽에 떡을 던지세兒郞偉抛樑東
높은 한벽당주 431)에서 나라 안에 널리 알려졌어라.寒碧高堂聞國中
물고기 뛰고 솔개 날아주 432) 무한한 흥취로니魚躍鳶飛無限趣
지금도 옥동주 433)에는 맑은 바람이 부네.至今玉洞有淸風
어영차 들보 남쪽에 떡을 던지세兒郞偉抛樑南
울창한 완산에 청람(晴嵐)주 434) 흩어졌구나.完山鬱鬱罷晴嵐
맑은 기운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자니試看淑氣有如許
앞뒤로 기운 모아 태어난 준걸이 몇이던가.前後鍾生幾傑男
어영차 들보 서쪽에 떡을 던지세兒郞偉抛樑西
구미의 풍조를 누가 막을 것인가.歐美風潮孰障堤
전배들은 이제 구원에서 일어날 수 없으니前輩無由九原作
지금 세상의 도에 탄식만 이는도다.如今世道堪歎兮
어영차 들보 북쪽에 떡을 던지세兒郞偉抛樑北
주덕산주 435)의 푸른 봉우리 경치는 바뀌지 않구나.周德靑巒不改色
무덤에 서리와 이슬은 해마다 내리는데霜露佳城年復年
흐릿하게 조상을 본 듯하여 마음이 놀라네.주 436)僾然如見其心惕
어영차 들보 위쪽에 떡을 던지세兒郞偉抛樑上
상천이 응당 도를 없어지게 하지 않으리라.上天應不道終喪
마땅히 자제는 유학의 글을 읽어야 하니端宜子弟讀斯文
부지런히 부지런히 스스로 노력하여야 하리라.好著孜孜自勉强
어영차 들보 아래쪽에 떡을 던지세兒郞偉抛樑下
출렁출렁 남천주 437)은 쉬지 않고 흐르는구나.滾滾南川流不舍
사람 일이나 사물의 실정이나 이치가 다르지 않으니人事物情無二致
근원이 있는 모든 것이 다 이와 같다네.有源皆是如斯者
삼가 바라건대伏願
들보를 올린 뒤에上樑之後
기둥과 서까래가 오래토록 튼튼하며楹桷長固
종친주 438)들은 더욱 친하길.花樹愈親
참으로 참을 수 있다면苟能忍之
어찌 장공예처럼 백 번 쓸 필요가 있겠는가.주 439)何待公藝百字
형제간에 서로 좋아하여式相好矣
〈사간〉의 수장처럼 지내시라.주 440)自有斯干首章
- 주석 417)상재(桑梓)를……효자라네
- 앞의 〈이승재상량문(以承齋上樑文)〉에 보인다.
- 주석 418)문자가……의도였으며
- 앞의 〈이승재상량문(以承齋上樑文)〉에 보인다.
- 주석 419)평천장의……있으리
- 평천장은 당 무종(唐武宗) 때의 명상(名相)인 이덕유(李德裕)의 별장 이름으로, 대사(臺榭)가 100여 곳이나 되는 데다 천하의 기화이초(奇花異草)와 진송괴석(珍松怪石)이 다 모여 마치 선경(仙境)을 방불케 했다고 한다. 이덕유는 자손들에게 훈계하기를 "이것을 파는 자는 나의 자손이 아니며, 꽃 하나 돌 하나라도 남에게 주는 자는 자손이 아니다."라 하였으나, 뒤에 그곳은 권력자의 손에 들어갔다고 한다.
- 주석 420)중랑장
- 고려 충정왕 때 중랑장을 지낸 최용봉(崔龍鳳)이다.
- 주석 421)어릴 때 사마광과 비슷하네
- 군실(君實)은 송나라 사마광(司馬光)은 자(字)가 이다. 그가 어렸을 때 아이들과 놀다가 한 아이가 물을 담아 놓은 큰 항아리에 빠지자, 딴 아이들은 놀라 도망했으나 사마광은 돌로 항아리를 깨뜨려 살게 한 일이 있다.
- 주석 422)소백의 감당
- 감당은 《시경》 〈소남(召南)〉의 편명이다. 주 무왕(周武王) 때 소공(召公) 희석(姬奭)이 서백(西伯)으로서 선정을 베풀었으므로, 백성들이 그를 추모한 나머지 그가 잠시 그늘 아래 쉬었던 감당 나무를 기념하여 잘 가꾸며 보존하였다고 한다.
- 주석 423)지금까지……어려워서
- 왕우칭의 〈황주죽루기(黃州竹樓記)〉의 마지막 부분의 "계속해서 지붕을 이어준다면 아마도 이 죽루가 썩지 않을 것이다.[嗣而葺之 庶斯樓之不朽也]"는 말에서 온 것이다.
- 주석 424)기꺼이……않을 것인가
- 선대에서 이루어놓은 업적을 잘 이어 나가기를 힘썼다는 뜻이다. 《서경》 〈대고(大誥)〉에 이르기를 "비유하면 아버지가 집 짓는 법을 정해 놓았는데도 그 아들이 집터를 제대로 닦으려 하지 않는데 하물며 기꺼이 집을 지으려 하겠는가. 그 아버지가 밭을 일구었거늘, 그 자식이 기꺼이 파종도 하려고 하지 않는데, 하물며 기꺼이 수확하려 하겠는가. 고익이 기꺼이 '내 후손이 있으니 기업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겠는가.〔若考作室 旣底法 厥子乃弗肯堂 矧肯構 厥父菑 厥子乃弗肯播 矧肯穫 厥考翼 其肯曰 予有後 弗棄基〕"라 하였다. 고익(考翼))은 《서경집전(書經集傳)》에 "고익(考翼)은 부로가 공경히 섬기는 자들이다."라 하였다.
- 주석 425)길한……나란하니
- 앞의 〈여충사유지강당중건상량문(旌忠祠遺址講堂重建上樑文)〉에 보인다.
- 주석 426)다섯 도리〔架〕
- 다섯 개의 도리로 이루어진 집을 말한다. 다섯 개의 도리는 후기(後庋), 후미(後楣), 동(棟), 전미(前楣), 전기(前庋)를 말하는데, 이 도리를 기준으로 하여 방(房)과 실(室)과 당(堂)이 구분된다.
- 주석 427)주자의……앞세웠으며
- 주자는 《자치통감강목》에서 "대개 세(歲)를 표기하여 년(年)을 먼저하고."라고 하였다. 세(歲)는 간지(干支)를 가리키고 년(年)은 모왕모년(某王某年) 또는 모년(某年)을 가리킨다. 《자치통감강목》의 맨 처음에는 "戊寅 周威烈王二十三年"으로 되어 있고, 그 다음 해는 "己卯 二十四年", "庚辰 安王元年"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알 수 있다.
- 주석 428)왕희지의……열었도다
- '우군(右軍)'은 우군장군을 지낸 왕희지(王羲之)이다. 〈난정기(蘭亭記)〉의 서문을 지으면서 "이 날에 하늘은 맑고 기운은 청명하여 온화한 바람이 화창했다."라고 하였다.
- 주석 429)채색의……듯하여
- 앞의 〈이승재상량문(以承齋上樑文)〉에 보인다.
- 주석 430)제비가……찾아오며
- 《회남자(淮南子)》 〈설림훈(說林訓)〉에 "큰 집이 완성되면 제비와 참새가 깃들 곳이 생겨 서로 축하한다.[大廈成而燕雀相賀]"라고 한 구절을 인용하였다.
- 주석 431)한벽당
- 전주 최씨 시조 문성공 최아(崔阿)로부터 4대손인 최담(崔霮)이 전주에 낙향하여 지은 별장이다.
- 주석 432)물고기……나니
- 천지(天地)의 도(道)가 밝게 유행(流行)하는 것을 말한다. 《중용장구(中庸章句)》 제12장에, "《시경》에 이르기를, '솔개는 날아서 하늘에 이르고, 고기는 못에서 뛴다.' 하였으니, 천지의 도가 위아래에 밝게 드러난 것을 말한 것이다.[詩云鳶飛戾天魚躍于淵 言其上下察也]" 한 데서 온 말이다.
- 주석 433)옥동
- 전주 완산구 환벽당 서쪽 일대가 옥류동으로 불리었다.
- 주석 434)청람
- 맑은 날에 아른거리는 아지랑이.
- 주석 435)주덕산
- 완주 소양면 주덕산을 가리킨다.
- 주석 436)무덤에……놀라네
- 《예기》 〈제의(祭義)〉에 보이는 말로, 앞의 〈이승재상량문(以承齋上樑文)〉에 보인다.
- 주석 437)남천
- 전주를 가로지르는 전주천을 가리킨다.
- 주석 438)종친
- 당나라 위장(韋莊)이 꽃나무 아래에 친족을 모아 놓고 술을 마신 일이 있는데, 이에 대해 잠삼(岑參)의 시 〈위원외화수가(韋員外花樹歌)〉에서 "그대의 집 형제를 당할 수 없나니, 열경과 어사와 상서랑이 즐비하구려. 조회에서 돌아와서는 늘 꽃나무 아래 모이나니, 꽃이 옥 항아리에 떨어져 봄 술이 향기로워라.〔君家兄弟不可當, 列卿御使尙書郞. 朝回花底恒會客, 花撲玉缸春酒香.〕"라고 한 데서 유래하였다.
- 주석 439)참으로……있겠는가
- 장공예(張公藝)의 고사는 앞의 〈전주최씨숙사재중건상량문(全州崔氏肅事齋重建上樑)〉에 보인다.
- 주석 440)형제간에……지내시라
- 《시경》 〈소아(小雅) 사간(斯干)〉은 새로 집 지어 낙성(落成)할 때 연회를 베푼 자리에서 그 집에 거처하는 형제간에 서로 화목하게 잘 살기를 축원한 노래인데, 그 시에 "질펀히 흐르는 물가요, 그윽한 남산이로다. 대나무가 떨기로 난 듯하고, 소나무가 무성한 듯하도다. 형과 아우 다 모여서, 서로 잔 권하며 좋아하고, 서로 딴마음 없으리로다.〔秩秩斯干 幽幽南山 如竹苞矣 如松茂矣 兄及弟矣 式相好矣 無相猶矣〕"라고 하였다.
全州崔氏宗會閣上樑文【戊寅】
竊以收宗族爲尊祖之義, 制其禮者先王.敬桑梓出思親之心, 作此詩者孝子.是故文子之能成輪奐室, 實爲聚族之謀.若乃平泉之未保花石庄, 有愧述先之事.觀古人之得失, 知今日之從違.恭惟崔氏, 籍自全州, 望著左海.承簪纓而輩出, 賢達遂爲華門.繁雲仍而散居, 嶺、湖亦稱大姓.惟玆東村里遺址, 曾是中郞將始居.宗垈稱爲洞名, 萬口傳說, 有同兒童之君實.舊廬因作會閣, 一心愛護, 奚啻召伯之甘棠.山川供麗明, 全局之靈運不盡.草木留精彩, 當日之風韻尙存.道里適切, 旣便門事之來往.丘壟不遠, 亦可歲祀之齊明.只緣堂宇之積年, 或虞風雨之有日.嗣葺旣事, 難收竹樓不朽之功.肯構重謀, 盍遵〈大誥〉有後之訓.得吉占上棟下宇, 人龜俱從.建築舍五架四楹, 廊庫亦具.事在當下之急務, 初非求多前功.費出各人之義捐, 幷不有羡宗物.斧彼鉅彼, 咸聽都匠指揮.經之營之, 共決一門計劃.所謂成之不日, 豈非佑之自天.乃以紫陽《綱目》記, 事之首年.右軍蘭亭, 修褉之良日.謹上修樑半空, 疑長虹之掛.聳動觀聽平地, 見彩翬之飛.光輝洞壑, 宴將設於成落, 燕賀來簷.講有所於睦和, 鴻福呈戶.嗟爾暫輟衆工之役, 聽我高唱六偉之歌.
兒郞偉抛樑東, 寒碧高堂聞國中.魚躍鳶飛無限趣, 至今玉洞有淸風.
兒郞偉抛樑南, 完山鬱鬱罷晴嵐.試看淑氣有如許, 前後鍾生幾傑男.
兒郞偉抛樑西, 歐美風潮孰障堤.前輩無由九原作, 如今世道堪歎兮.
兒郞偉抛樑北, 周德靑巒不改色.霜露佳城年復年, 僾然如見其心惕.
兒郞偉抛樑上, 上天應不道終喪.端宜子弟讀斯文, 好著孜孜自勉强.
兒郞偉抛樑下, 滾滾南川流不舍.人事物情無二致, 有源皆是如斯者.
伏願上樑之後, 楹桷長固, 花樹愈親.苟能忍之, 何待公藝百字.式相好矣, 自有〈斯干〉首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