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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2
- 고축문(告祝文)
- 선고(先考)와 선비(先妣)의 묘에 고하는 글(告先考先妣墓文)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2 / 고축문(告祝文)
선고(先考)와 선비(先妣)의 묘에 고하는 글
유세차(維歲次) 정사년(1917) 7월 임진삭(壬辰朔) 26일 정사일(丁巳日)에 효자 택술(澤述)은 감히 현고(顯考) 학생부군(學生府君)과 현비(顯妣) 유인(孺人) 최씨(崔氏)의 묘소에 다음과 같이 밝게 고합니다.
삼가 생각하건대 선군(先君)께서 평소 저를 돈독히 가르쳐 주신 덕에주 197) 불초한 제가 그지없는 은혜를 받아 다행히 사람 옷을 입은 소나 말의 꼴주 198)은 면하였습니다. 다만 셋째와 넷째 두 아우는 가장 늦게 태어난 탓에 잘 인도해 주시는 가르침주 199)을 끝마치지 못하였으니, 이는 산 사람에게나 죽은 사람에게나 한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계제(季弟) 억술(億述)이 근래에 절실히 학문에 뜻을 두어 이미 간재(艮齋) 전선생(田先生 전우(田愚))의 문하를 귀의처로 정하였으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아, 밝으신 존령께서는 지성(志誠)이 얼마나 진실한 지를 살피셨을 것입니다. 불초한 저는 맹세컨대 서로 권면하여 집안의 명성을 잇도록 하겠습니다. 바라건대 가만히 도와주시고 묵묵히 인도해 주시어 그 몸을 이룰 수 있게 해 주소서. 스승과 제자의 분수를 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인지라, 삼가 술과 과일을 차려 놓고서 공경히 그 사유(事由)를 고합니다.
- 주석 197)저를……주신 덕에
- 원문은 '篤於義方'이다. '의방(義方)'은 올바른 도리로 자식을 가르치는 것을 의미한다. 춘추 시대 위(衛)나라 장공(莊公)의 아들 주우(州吁)가 오만 방자하게 굴자, 석작(石碏)이 장공에게 충간(忠諫)한 말 가운데 "아들을 사랑한다면 그에게 올바른 도리로 가도록 가르쳐서 잘못된 곳으로 빠져 들지 않게 해야 한다.[愛子, 敎之以義方, 弗納於邪.]"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春秋左氏傳 隱公3年》
- 주석 198)사람……꼴
- 마우금거(馬牛襟裾)와 같은 말이다. 이는 말이나 소에 의복을 입힌다는 뜻으로, 주로 학식이 없거나 예의를 모르는 사람을 가리킨다. 한유(韓愈)의 〈부독서성남(符讀書城南)〉에 "사람이 고금의 일에 통하지 못하면, 말과 소에 옷 입혀 놓은 꼴이라네.[人不通古今, 馬牛而襟裾.]"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韓昌黎集 卷6》
- 주석 199)잘……가르침
- 원문의 '식곡(式穀)'은 자식을 잘 인도하여 훌륭히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시경》 〈소아(小雅) 소완(小宛)〉에 "뽕나무 벌레 새끼를 나나니벌이 업고 가도다. 네 자식을 잘 가르쳐서, 착한 것을 닮게 하라.[螟蛉有子, 蜾蠃負之. 敎誨爾子, 式穀似之.]"라고 한 데서 온 말이다.
告先考先妣墓文
維歲次丁巳七月壬辰朔二十六日丁巳, 孝子澤述, 敢昭告于顯考學生府君顯妣孺人崔氏之墓.竊惟先君平日, 篤於義方, 不肖受恩罔極, 幸免馬牛之裾.但叔季二弟, 其生最後, 未卒式穀之誨, 是爲幽明之恨.何幸季弟億述, 近切志學, 已定依歸於艮齋田先生之門.尊靈於昭, 應鑑志誠之虛實.不肖誓與交勖, 用繼家聲.尙冀冥佑默導, 俾成厥身.師生定分, 其事至重.謹以酒果, 祗告厥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