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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2
  • 제문(祭文)
  • 이태현 절사께 올리는 제문 【임오년(1942, 대한민국24)】(祭李節士【台鉉】文【壬午】)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2 / 제문(祭文)

자료ID HIKS_Z038_01_B00001_001.022.0001.TXT.0028
이태현주 166) 절사께 올리는 제문 【임오년(1942, 대한민국24)】
아아 절의의 선비여 嗟嗟節士,
살아계신듯 늘름하네凜凜如生,
거센 물결 막아선 돌기둥 하나 頹波一柱,
새벽 하늘에 빛나는 외로운 별 曙天孤星,
팔도강산에 생기가 돌고 山河生色,
우리 유사(儒士)의 자랑스런 영예이네. 吾黨有榮.
나이 서른셋 비록 젊지만 卅三雖短,
천년을 가도 스러지지 않을지니 不朽千春,
곁에 모시던 어른들 슬퍼하지만 在侍雖惻,
인(仁)을 이루어 부모를 현창했네. 成仁顯親.
하늘에 해는 둘이 아니고 天無二日,
사람은 아버지가 둘이 아니니 人無二父,
기왕에 아버지가 둘이 아니면 旣無二父,
어찌 다른 성을 바꾸어 쓰겠는가!二姓何語.
우리 유학의 법도에서는 吾儒法門,
두발의 예법이 매우 중대하니 髮爲大節,
차라리 목숨을 내놓을 지언정 寧可無生,
부모께 받은 머리털 어찌 자르랴. 不可無髮.
이와 같은 절사의 여러 말씀들 凡此君言,
천지신명도 보증하리니 可質神明,
백대의 뒷 선비들이 士子百世,
길이 모범으로 따르리. 永作式程.
문산의 죽을 약주 167)은 효력이 없고文腦無力,
동계의 할복주 168)은 뜻을 못 이루었으니 桐劒未伏,
일들이 마음대로 되지 않았고 事不從心,
시간은 매우 급박하였네. 時係倉卒.
뛰어나다, 우리 절사는 豈如節士,
칼 둘을 몸에 감추었다가 身藏二鍔,
하나는 비록 빼앗겼지만 一雖見奪,
또 하나로 마침내 매듭지었네. 一乃結局.
지혜와 용기 함께 갖추어 智勇雙全,
특히나 기발하고 우뚝하니 尤爲奇絶,
옛부터 지금까지의 사람들 往古來今,
누가 이와 더불어 짝하겠는가? 疇能與匹.
사람들이 절사에게 말하였네 人言節士,
왜 땅을 비켜 피하지 않는가 胡不避地,
잘못 되었다는 말이 아니고 非曰不然,
온전히 다 갖추기를 바래서였네. 是出責備.
세상에 얼마나 많은 일들이 何限世間,
결단을 미루다 무너졌는가 遲決見敗,
한(漢)의 충신은 하나 없고維非漢臣,
온통 오랑캐의 아전들 뿐이니 疇乃滿吏,
아, 선비가 절의를 함에 있어 嗟君之爲,
연유한 까닭 어찌 없겠는가. 豈其無自.
시대를 살피고 정의를 헤아림이 諒時度義,
나도 절사와 똑 같았기에我則無間,
동쪽 바라보고 길게 통곡하며 東望長慟,
얼굴 한번 못 본 한을 품고서恨無一面,
이승과 저승으로 나뉜 채 惟有幽明,
서로의 같은 마음 비춰봅니다. 照心一片.
슬픔의 말들로 제물을 대신하고 悲辭替奠,
뜨거운 눈물로 술잔을 채워서 熱淚作巵,
높은 데 올라 멀리 제향하며 登高遙祭,
풍백에게 부쳐 보내 드리오니 寄之風師,
아아 우리 절사시여嗟嗟節士,
혼령 계시거든 알아 주소서. 靈倘有知.
주석 166)이태현
저본의 이름 '李台鉉'을 필사 과정의 오자로 보아 '李太鉉'으로 고쳐 읽고 번역한다. 이태현(李太鉉 1910~1942)은 호가 정암(精菴)이고 흠재 최병심(欽齋崔秉心 1874~1957)의 제자인데, 전라북도 남원에서 항일단체를 조직하여 일장기 게양거부, 신사참배 거부, 창씨개명 반대 등의 저항운동을 하였고, 경찰의 수배를 받던 중 남원의 순사주재소 나아가 독립만세를 외치고 자결하였다.
주석 167)문산(文山)의 죽을 약
남송의 애국지사 문천상(文天祥)이 전투 중에 몽고군의 포로가 되어 죽으려고 독약을 먹었으나 약효가 없어 못 죽었던 일을 말한다. 《송사(宋史)》 권418 문천상전(文天祥傳).
주석 168)동계의 할복
병자호란 때 동계 정온(桐溪鄭蘊)이 여진과의 화의에 반대하며 할복 자결을 시도하였다가 실패한 일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祭李節士【台주 6)鉉】文【壬午】
嗟嗟節士, 凜凜如生, 頹波一柱, 曙天孤星, 山河生色, 吾黨有榮。 卅三雖短, 不朽千春, 在侍雖惻, 成仁顯親。 天無二日, 人無二父, 旣無二父, 二姓何語。 吾儒法門, 髮爲大節, 寧可無生, 不可無髮。 凡此君言, 可質神明, 士子百世, 永作式程。 文腦無力, 桐劒未伏, 事不從心, 時係倉卒。 豈如節士, 身藏二鍔, 一雖見奪, 一乃結局。 智勇雙全, 尤爲奇絶, 往古來今, 疇能與匹 人言節士, 胡不避地, 非曰不然, 是出責備。 何限世間, 遲決見敗, 維非漢臣, 疇乃滿吏, 嗟君之爲, 豈其無自。 諒時度義, 我則無間, 東望長慟, 恨無一面, 惟有幽明, 照心一片。 悲辭替奠, 熱淚作巵, 登高遙祭, 寄之風師, 嗟嗟節士, 靈倘有知。
주석 6)
임오년(1942)에 순사(殉死)한 남원의 우국지사 이태현(李太鉉)의 '太'를 '台'로 잘못 필사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