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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2
- 제문(祭文)
- 방복지 환영께 올리는 제문(祭房福之【煥永】文)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2 / 제문(祭文)
방복지 환영께 올리는 제문
아, 여재(勵齋) 거사 방공이 작고하신 뒤로, 동문인 벗 김택술은 오랫동안 마음에 두고 나아가 곡하려 하였지만 빈곤과 질병이 겹친 까닭에 이렇게 무덤의 풀이 거듭 우거지도록 가보지 못하였습니다. 송구한 마음 깊은 속에 어느새 삼년이 되도록 이승과 저승 간에 한을 맺다가, 이제 대상을 8일 앞둔 기사년(1929, 대한민국11) 5월 15일 정유날에 이백 리 밖의 서신을 우체통에 넣으며, 날이 되면 상가의 축관(祝官)이 대신하도록 하여 영연에 아룁니다.
오호라! 嗚呼!
공과 저는 惟公與余,
사십 년을 사귀면서 一交卅年,
시종 한결같이 終始無替,
꾸밈 없이 실다웠네. 伊實非文,
신전과 봉서주 138) 봉서(鳳棲) : 전라북도 완주군 용진면 봉서사(鳳棲寺), 김제 봉서사(鳳棲祠), 고창의 봉서재(鳳棲齋) 등에 보이는 지명이다.
에서 莘田鳳棲,
영주 봉우리와 화산주 139)에서 瀛岑華山,
봄날 아침 눈내린 저녁에 春朝雪夕,
나란히 서기 여러차례. 幾列同班.
스승께서 가신 후로 自經山頹,
변괴 많이 일었을 때 變怪多端,
분수를 모르는 내가 余不自量,
나서서 따져 꾸짖었고 辨斥是勤,
공은 나를 옳게 여겨 公曰子韙,
기꺼이 함께 해 주셨네. 樂與之同,
선대의 일 이어 맡기고 繼託先事,
먼 길 빈번히 오시었고, 遠顧頻煩,
기개과 지향이 맞아 聲氣志尙,
만년에 더욱 친해졌네. 晩節彌親.
저 남원 일을 생각하면 念彼帶方,
공은 실로 구학에 성실했으니, 公實舊學,
후진을 거두어주며 收拾後進,
신학에 빠지지 않기를 기약했네. 期不胥溺.
공의 그 건강하던 사람이 以公康健,
이렇게 문득 떠나가시니, 奄此不淑,
멀리서 바라며 의지하던 나 遙遙相依,
이제는 쓸쓸히 낙막하네. 今焉落莫.
아아! 嗚呼!
최질 상복 입고 먼 길 떠나 衰絰遠行,
객점에서 조문하고 곡하네. 旅店吊哭.
공은 사람이 소박하고 신실하여 惟公朴實,
나머지는 미루어 점칠 만했지. 餘可推卜,
사람들은 공이 고집한다 나무랐고 人譏其固,
공은 세상의 병통을 고쳤네. 公救世瘼,
부화한 문식의 겉치레 천하에서浮文天地,
누가 그 질박함을 귀히 여길까, 孰貴其質,
세상 개탄하고 옛 사람 그리며 慨世懷人,
두 손에 가득 눈물만 흐르네. 有淚盈掬.
아아! 嗚呼!
명승지 두류산(지리산)은 頭流之勝,
남쪽 지방의 으뜸이니 冠絶南服.
공이 내게 하시던 말씀, 公曰子來,
건너 오소 함께 한번 오르세. 同我一陟.
이제는 그만 끝났구나 已矣已矣,
사람은 가고 산만 푸르네. 人去山碧.
조만간 한 번 가려는데 早晩一往,
그 누구와 함께 갈까?與者其孰?
정령은 오르거나 내리거나 精靈陟降,
아무 장애 없다 하니 上下無隔,
반야봉 천왕봉에 般若天王,
함께 한번 가주실까? 倘相追逐?
밝은 혼령 계시거든 不昧者存,
내 마음 구비구비 굽어봐 주소서. 鑑我衷曲.
오호, 흠향하소서! 嗚呼! 尙饗!
- 주석 138)신전(莘田)
- 천안시 성거읍의 지역이다. (직산군 이동면 신전)
- 주석 139)화산(華山)
- 전라북도 부안의 산으로 보인다. 완주군 화산면, 장수군 계남면, 순창군 적성면, 영광군 화산정사 등에도 보이는 지명이다.
祭房福之【煥永】文
維勵齋居士房公觀化之後, 同門友金澤述久擬奔哭, 而貧病相仍, 以至於草再宿而未之遂矣。 深懼奄過三霜, 恨結幽明, 乃以大祥前八日, 歲在己巳五月十五日丁酉, 七舍緘辭, 納之郵筒, 以至日借喪家奠祝, 告于靈筵, 曰: 嗚呼! 惟公與余, 一交卅年, 終始無替, 伊實非文, 莘田鳳棲, 瀛岑華山, 春朝雪夕, 幾列同班。 自經山頹, 變怪多端, 余不自量, 辨斥是勤。 公曰子韙, 樂與之同, 繼託先事, 遠顧頻煩, 聲氣志尙, 晩節彌親, 念彼帶方。 公實舊學, 收拾後進, 期不胥溺, 以公康健, 奄此不淑, 遙遙相依, 今焉落莫。 嗚呼! 衰絰遠行, 旅店吊哭, 惟公朴實, 餘可推卜, 人譏其固, 公救世瘼, 浮文天地, 孰貴其質, 慨世懷人, 有淚盈掬。 嗚呼! 頭流之勝, 冠絶南服。 公曰子來, 同我一陟, 已矣已矣, 人去山碧, 早晩一往, 與者其孰? 精靈陟降, 上下無隔, 般若天王, 倘相追逐, 不昧者存, 鑑我衷曲。 嗚呼! 尙饗!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