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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2
  • 제문(祭文)
  • 춘우정 김공께 올리는 제문 【기미년(1919)】(祭春雨亭金公文【辛亥】)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2 / 제문(祭文)

자료ID HIKS_Z038_01_B00001_001.022.0001.TXT.0003
춘우정주 22) 김공께 올리는 제문 【기미년(1919)】
아아, 김공께서는 嗚呼惟公,
인산(仁山)주 23) 문하의 고족 제자로서 仁門高足,
호서의 으뜸가는 인재였으니 湖右巨擘,
그 효성은 순수하였고 有純其孝,
그 학문은 실다웠으니有實其學,
일에는 순(舜)과 도척(盜跖)을 구분하고주 24) 功分舜跖,
마음은 헌원(軒轅)과 제곡(帝嚳)을 좇았습니다. 心追軒嚳.
저기 바라뵈는 시산(詩山)의 남쪽주 25) 瞻彼詩南,
그 집의 이름을 춘우(春雨)라 하였는데 春雨其室,
벗들이 멀리서도 찾아오니 有朋自遠,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공자도 말하였네주 26) 宣聖攸樂,
아름다운 갓과 옥패가 숲을 이루고 林林冠佩,
선비들 도포 자락이 펄펄 날리며 濟濟縫掖,
넉넉히 자신을 채운 후 남에게 끼쳐주니 裕己及人,
그 베푼 혜택은 넓고 넓었습니다. 厥施斯博.
그런데 어찌하여 나라의 운세가 夫何邦運,
하늘의 복록을 받지 못하고 遭天不祿,
섬나라 오랑캐가 크게 일어나 島奴孔熾,
이리저리 멋대로 날뛰더니 肆其猖獗,
우리의 영토를 빼앗고 旣奪我疆,
장차 우리를 잡아먹으려 하면서 將食我肉.
인의를 가장한 간사한 무리들 大奸若仁,
덕 훌륭한 노인들을 도와준다며 恤我耆德,
억지로 금전을 보내주었는데 勒餽以金,
공 또한 그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公亦其一,
모욕의 물건 거절한 不受嗟來,
제나라 사람의 높은 절기주 27)와 齊人高節,
도적의 음식을 토해낸 反哇盜食,
원정목을 가상히 여기셨는데주 28) 亦嘉旌目,
하물며 일제의 구제금(救濟金)을 矧玆周金,
어찌 다시 여기에 견주겠습니까? 又何同日?
대의(大義)를 지닌 공께서 以公大義,
준엄한 말씀으로 물리치시니 嚴辭退斥,
저들이 처음에는 회유하다가 彼初遜誘,
마침내는 협박을 가했습니다. 竟加脅迫.
의리도 지키고 목숨도 유지한 사람은 熊魚兼全,
상고 이래로 드물었으니주 29) 邃古難得,
취할 것과 버릴 것을 결단함에 取舍一決,
하늘에도 땅에도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俯仰無怍.
초나라의 굴원은 維荊有屈,
상수에 몸을 던졌고주 30) 身沈湘澤,
명나라의 유종주는 維明有劉,
20일 동안 단식하였습니다.주 31) 兩旬絶粒,
온 나라의 사람들 凡在邦人,
모두가 슬퍼하고 罔不悲怛,
어리석은 저 오랑캐들도 蠢彼頑夷,
그 의리에 감복하였습니다. 亦知感服.
아, 보잘것없는 저는 嗟余無狀,
외람되게도 공에게 인정받아 猥遂荊識,
오랫동안 가르침을 받았으니 久承謦欬,
공은 저의 본보기셨습니다. 作我矜式,
저는 게다가 공의 손자와 况與賢抱,
간절한 벗의 정의가 있습니다.주 32) 情在偲切.
거친 글과 소박한 제물로 蕪文菲奠,
감히 한 차례 곡하오며 敢展一哭,
지난날을 떠올리고 지금에 상심하여 念昔傷今,
두 손 가득 눈물이 흐릅니다. 有淚盈掬.
아, 공의 혼령께서는 嗚呼公靈,
천제의 곁을 오르고 내리면서도 陟降帝側,
세상사에 분노하는 한 마음은 憤世一念,
생사가 갈렸다고 어찌 다르겠습니까 死生豈別,
저들의 죄가 세상에 가득 찼으니 彼罪貫盈,
하늘이 반드시 벌주어 죽일 것입니다 天必誅殛,
눈물로 천궁에 하소연하고 泣訴閶闔,
여러 번 반복하여 진달하면 反覆陳達,
천제도 공의 정성에 감동하고 帝感公誠,
번쩍 큰 노여움 발하여서 一怒斯赫,
저들의 종자를 다 없애고 殲厥種類,
저들의 소굴을 쓸어버리며 擣厥巢穴,
우리 생민을 도우면서 佑我民生,
우리 영토를 광복하리니 復我疆域,
저승과 이승의 큰 기쁨이 幽明一快,
끝이 없지 않겠습니까? 曷有其極?
높으신 밝은 혼령께서는 尊靈不昧,
저의 이 마음을 살펴주소서! 鑑玆衷赤.
주석 22)춘우정
김영상(金永相)을 말하며, 1836∼1911, 본관은 도강(道康), 자는 승여(昇如), 호는 춘우정(春雨亭)‧오계(鰲溪)이고, 초명은 김영조(金永朝)이다. 전라북도 정읍 출신으로 인산 소휘면(仁山蘇輝冕)의 제자였고, 최익현(崔益鉉)의 항일의병에 참여하고, 일제의 은사금을 거부하였으며, 군산감옥(群山監獄)에서 단식하다 별세하였다.
주석 23)인산(仁山)
소휘면(蘇輝冕)을 말하며, 1814~1889, 본관은 진주(晉州). 자는 순여(純汝), 호는 인산(仁山)이다. 익산 출신으로, 조부 소수구(蘇洙榘)의 학업을 이었고, 홍직필(洪直弼)께 사사하였다.
주석 24)일에는……구분하고
선(善)과 이(利)의 구분을 알았다는 말이다. 순척(舜跖)은 순 임금과 도척(盜跖)을 가리킨다. 《맹자》 〈진심 상(盡心上)〉에 "순 임금과 도척의 구분을 알고 싶은가?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단지 이익을 탐하고 선행을 좋아하는 그 사이에 있을 뿐이다.[欲知舜與跖之分, 無他, 利與善之間也。]"라고 하였다.
주석 25)시산(詩山)의 남쪽
현재의 전북 정읍시 칠보면 시산리를 말한다.
주석 26)벗들이……말하였네
김영상의 학덕(學德)에 감복하여 찾아오는 사람이 많았다는 말이다. 공자가 "벗이 먼 데서 찾아오니 이 또한 기쁘지 않은가.[有朋自遠方來,不亦樂乎。]"라고 하였다. 《論語 學而》
주석 27)제나라……절기
춘추시대 제(齊)나라에 크게 기근이 들어 길 가는 사람들에게 밥을 지어 먹이던 이가 한 굶주린 사람에게 "불쌍도 해라, 와서 먹어라.[嗟來食]"라고 하자, 그가 눈을 부릅뜨고 쳐다보면서 "나는 불쌍하다면서 무례하게 주는 음식을 받아먹지 않았기에 이 지경에 이르렀다.[予唯不食嗟來之食, 以至於斯也。]" 하며 음식을 거부하고 굶어 죽었다고 한다.《禮記 檀弓》
주석 28)도적의……여기셨는데
무심코 일제가 제공한 것을 받았다가 사태를 깨달은 후에는 되돌려 보낸 것을 말한다. 옛날에 원정목(爰旌目)이 굶주려 길에 쓰러졌다가 먹여주는 음식을 먹고 정신을 차린 후 상대가 악독한 도적임을 알고는 먹은 음식을 게워냈다는 이야기가 있다.《列子 說符》
주석 29)의리도……드물었으니
맹자가 "물고기도 먹고 싶고 곰 발바닥도 먹고 싶지만 모두 먹을 수 없다면 물고기를 버리고 곰 발바닥을 취할 것이며, 생명도 보전하고 싶고 의리도 취하고 싶지만 두 가지를 겸할 수 없을 경우 생명을 버리고 의리를 취하겠다.[魚我所欲也, 熊掌亦我所欲也, 二者不可得兼, 舍魚而取熊掌者也。 生亦我所欲也, 義亦我所欲也, 二者不可得兼, 舍生而取義者也。]"라고 하였는데, 웅어(熊魚)는 이 말을 원용하였다. 여기서는 김영상이 절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놓은 것을 말한 것이다.
주석 30)초나라……투신하였고
김영상이 만경강에 투신하였던 것을 비유하였다. 굴원(屈原)은 초나라의 정치가이다. 근상(靳尙)의 모함을 받아 쫓겨난 뒤 멱라수(汨羅水)에 투신자살하였다.
주석 31)명나라……단식하였습니다
김영상이 군산 감옥에서 단식한 것을 비유하였다. 유종주(劉宗周, 1578〜1645)는 명나라 말기의 충신으로, 자는 기동(起東), 호는 염대(念臺)ㆍ극념자(克念子)이다. 남명(南明)의 도읍이 함락된 뒤 단식하다가 23일 만에 죽었다.
주석 32)간절한……있습니다
김영상의 손자 김환각(金煥珏)와 사우의 관계임을 말한 듯하다. 김환각은 김복한(金福漢)에게도 조부의 비문을 청하기도 하였다.(《志山集 春雨亭金公永相墓碣銘》) 원문의 '시절(偲切)'은 '절절시시(切切偲偲): 간절하게 권면하다'의 줄임말인데, 공자가 "붕우 간에는 간절하게 책선하고 형제간에는 화기애애해야 한다.[朋友切切偲偲, 兄弟怡怡。]" 한 것을 인용하였다. 《論語 子路》
祭春雨亭金公文【辛亥】
嗚呼惟公, 仁門高足, 湖右巨擘, 有純其孝, 有實其學, 功分舜跖, 心追軒嚳。 瞻彼詩南, 春雨其室, 有朋주 2)自遠, 宣聖攸樂, 林林冠佩, 濟濟縫掖, 裕己及人, 厥施斯博。 夫何邦運, 遭天不祿, 島奴孔熾, 肆其猖獗, 旣奪我疆, 將食我肉。 大奸若仁, 恤我耆德, 勒餽以金, 公亦其一, 不受嗟來, 齊人高節, 反哇盜食, 亦嘉旌目, 矧玆周金, 又何同日? 以公大義, 嚴辭退斥, 彼初遜誘, 竟加脅迫, 熊魚兼全, 邃古難得, 取舍一決, 俯仰無怍。 維荊有屈, 身沈湘澤, 維明有劉, 兩旬絶粒, 凡在邦人, 罔不悲怛, 蠢彼頑夷, 亦知感服。 嗟余無狀, 猥遂荊識, 久承謦欬, 作我矜式, 况與賢抱, 情在偲切, 蕪文菲奠, 敢展一哭, 念昔傷今, 有淚盈掬。 嗚呼公靈, 陟降帝側, 憤世一念, 死生豈別, 彼罪貫盈, 天必誅殛, 泣訴閶闔, 反覆陳達, 帝感公誠, 一怒斯赫, 殲厥種類, 擣厥巢穴, 佑我民生, 復我疆域, 幽明一快, 曷有其極? 尊靈不昧, 鑑玆衷赤。
주석 2)
원문은 明인데 '朋'의 오자로 보아 고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