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역/표점
  • 국역/표점
  • 국역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1
  • 혼서(昏書)
  • 차남 김형태 혼서 【병인년(1926, 대한민국8)】(次子炯泰昏書 【丙寅】)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1 / 혼서(昏書)

자료ID HIKS_Z038_01_B00001_001.021.0006.TXT.0002
차남 김형태주 255) 혼서 【병인년(1926, 대한민국8)】
호해(湖海)의 서남방에서 여러 차례 입설(立雪)주 256)의 동문 수학을 하였더니, 이제 지척의 봉래(蓬萊)주 257)와 영주(瀛洲)주 258)에서 대를 이은 진진(秦晉)주 259)의 혼인을 맺으려 합니다. 이는 모두 기질이 서로 맞음에 따른 것이니, 정직하고 신실한 말씀으로 아룁니다.
생각건대 귀 댁 네째 따님은 아름다운 용모와 덕행을 지녀, 지금은 포랑(鮑郞)주 260) 같은 신랑을 택해 시집 보내고자 하시겠지요. 저의 차남 김형태(金炯泰)는 선비도 농부도 아니지만, 동생(董生)주 261)을 잘못 배우기에는 안 맞는데, 이 아이에게 아내를 얻어 주고자 합니다.
아비 된 마음에 반드시 알맞은 제 짝을 구하고 싶어, 옛 현인의 가르침을 어기고 분수에 넘치는 제안을 드렸었는데, 뜻밖에도 천금 같은 허락을 하여 주시었습니다. 이제 가정 경제의 형편에 맞추어서 예단을 풍년 때보다 줄이고, 의례는 정식과 변통을 참고하여 이웃집에서 가관(假館)주 262)의 예를 행하십시다. 《주역》에서 함괘(咸卦)와 항괘(恒卦)주 263)를 점치고, 복희(伏羲) 팔괘의 가르침을 삼가 준수하여, 기린과 메뚜기의 《모시(毛詩)》 노래하며 주(周)나라의 경사를 기다려 보십시다.주 264)
주석 255)김형태
1909~1968, 자는 극성(克成), 호는 소주(小洲)이다. 부인 담양전씨는 1910년생이며, 그 부친은 전희순(田熙舜), 조부는 전제풍(田濟豊, 松菴)이다.
주석 256)입설(立雪)
북송의 성리학자 양시(楊時)가 배움을 청하러 정이(程頤)를 찾아갔다가 눈이 한 자 쌓이도록 시립(侍立)하고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주석 257)봉래(蓬萊)
전라북도 변산면 중계리의 산이다.
주석 258)영주(瀛州)
전라북도 정읍시 고부의 옛 이름이다.
주석 259)진진(秦晉)
춘추시대의 진(秦)과 진(晉) 두 나라를 말한다. 인근의 두 나라가 대대로 혼인을 하여, 두 가문 사이의 혼인을 '진진지호(秦晉之好)'라 일컬었다.
주석 260)포랑(鮑郞)
전한(前漢) 말기의 발해(渤海) 사람 포선(鮑宣)을 말한다. 그의 어린 시절에 맑고 고상한 모습을 본 스승이 중매를 거치지 않고 딸 환소군(桓少君)을 주어 사위를 삼았고, 아내 환소군도 훌륭한 부덕(婦德)을 보여 명성이 높았다 한다. 《後漢書.列女傳.鮑宣妻》
주석 261)동생(董生)
여기서는 고운 용모와 언사로 아첨하는 간사한 짓을 말한다. 동생(董生)은 전한(前漢) 말기의 발해(渤海) 사람 동현(董賢)인데, 고운 용모로 아첨에 능하여 애제(哀帝)의 총애를 얻어 친족들을 황궁에 끌어들였고, 나중에는 왕망(王莽)의 탄핵을 당해 자살하였다. 《漢書.佞幸傳》
주석 262)가관(假館)의 예
신랑이 처가 가까이에 집을 빌려 신부를 맞이하는 친영(親迎)의 예를 행하는 것을 말한다. 《家禮.婚禮.親迎》
주석 263)함괘(咸卦)와 항괘(恒卦)
화합과 항구의 점괘이다. 함괘의 괘상(卦象)은 음양(陰陽)이 서로 잘 교감(交感)함이고, 항괘(恒卦)의 괘상은 강유(剛柔)가 정연하여 항구불변(恒久不變)함이다.
주석 264)기린……보십시다
《시경》의 기린과 메뚜기 노래에서 말하는 주(周) 문왕(文王) 부부의 인후(仁厚)와 번창을 신혼 부부에게 기대한다는 뜻이다. 《시경》〈모씨전(毛氏傳)〉에 의하면, 〈주남(周南)〉편의 시 〈기린의 발[麟之趾]〉은 문왕과 후비의 덕이 기린 발걸음처럼 인후(仁厚)함을, 〈메뚜기[螽斯]〉는 메뚜기 떼처럼 번성함을 찬미한 것이다.
次子炯泰昏書 【丙寅】
湖海西南幾同謝楊之立雪, 蓬灜咫尺聿成秦晉之連楣, 蓋因聲氣之求, 玆敷直信之吿。 伏惟令季女有容有德, 端擬鮑郞之擇歸。 澤述次子炯泰非士非農, 不合董生之誤學, 願爲之室。 縱有乃父之心, 必求其材, 奈違前哲之訓, 乃有薪議之發, 遽見金諾之承。 家稱有無, 用煞禮於豊歲, 儀參經變, 行假館於同隣。 占咸恒於大易, 謹遵羲經之規, 詠螽麟於毛詩, 佇見周家之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