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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1
  • 제발(題跋)
  • 묵암실기 발문 【병술년(1946)】(墨巖實紀跋 【丙戌】)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1 / 제발(題跋)

자료ID HIKS_Z038_01_B00001_001.021.0002.TXT.0002
묵암실기 발문 【병술년(1946)】
묵암 이문평(墨巖李文平)주 143)선생은 정릉(靖陵 중종) 때의 명신이다. 점필재(佔畢齋 김종직) 제자로서 무오사화에 걸려들었는데 그 유배된 곳에서 풍도와 절조가 숭앙을 받았고, 정암(靜菴 조광조)과 제현들이 기묘사화 때 무너지는 것을 보고는 공정한 마음으로 신원(伸寃)을 위해 애썼다. 그리하여 상공 청음(淸陰 김상헌)은 그를 '원우(元祐) 시대의 온전한 사람'주 144)이라고 칭송했고, 큰 어르신 우암(尤庵 송시열)께서는 '도량 크고 넓어 포용을 잘하고, 정성을 다하여 사기(士氣)를 세웠다.'고 찬양했으며, 유현(儒賢) 전재(全齋 任憲晦)는 '공평한 군자'라고 인정했으니, 모두 다 적확한 논의들이다.
후학이 이에 대해 무엇을 쓸데없이 더 보태랴. 다만 여러 차례 전쟁을 겪은 탓에 저술들이 흩어지고 없어져 그 갖가지 아름답고 풍부한 모습을 볼 수가 없어 매우 한스럽다. 하지만 그 세상에 드러난 위대한 업적과 조정에 가득 전하는 공정한 창언(昌言), 이 모두가 선생의 아름다움이 빛을 발하는 것이니, 또 마음 아파할 것이 무엇인가? 그리고 해지고 잘려나간 글들이나마 전해진 것이 그런대로 날개깃 하나로 온전한 봉새를 알아보기에 충분한 것과 같다. 비석과 묘지(墓誌)에 새겨진 찬사, 국사와 야사에서 논급하고 찬탄한 도의와 풍격들을 크고 작음과 시작 종말을 가림 없이 모두 다 수집하였다. 이렇게 전래되고 수집된 것을 모아 편집하였으니 이른바 한 부의 실기(實紀)라고 하는 것이 이것이다.
실기의 작성은 선생의 후손 이봉상(李鳳祥)이 시작하였고, 이창식(李昌植)의 증수(增修)를 거쳤는데, 오랫동안 간행되지 못했다. 이제 14세손 이교환(李敎煥)이 혼자 수고한 끝에 비로소 판각하고 널리 배포하려 하면서, 그 족인 이희준(李熙俊)을 시켜 내게 말 한 마디를 청하였다. 나는 선생의 풍도를 들은 것이 적었는데 이제 다행히도 그 덕을 상세하게 알았고, 또 말세에 보기 드문 이교환의 선조를 사모하는 마음을 아름답게 여겨, 기꺼이 글을 써 책 끝에 붙인다.
주석 143)이계맹(李繼孟)
1458-1523. 자는 희순(希醇). 호는 묵곡(墨谷)ㆍ묵암(墨巖). 시호 문평(文平)이다. 무오사화 때 김종직(金宗直)의 문인이라는 죄목으로 영광에 유배되었다가 풀려났다. 1519년 기묘사화 후에 찬성(贊成)의 자리에 올랐으나 사류(士類)들에 대한 처리가 지나치자, 논의에 맞지 않다고 여겨 김제(金堤)에 있는 농막으로 물러났다. 《中宗實錄 18年 2月 28日》 《燃藜室記述 卷8 乙卯黨籍》
주석 144)원우(元祐)……사람
심한 당쟁 속에서도 해를 입지 않은 사람을 말한다. 원우는 송나라 철종(哲宗)의 연호인데, 이 때 사마광(司馬光)ㆍ소식(蘇軾) 등의 구법당(舊法黨)과 왕안석(王安石)ㆍ채경(蔡京) 등의 신법당(新法黨)이 심하게 대립하여 많은 사람들이 화를 입었다. 여기서는 조광조(趙光祖) 등의 신진사류(新進士類)와 남곤(南袞) 등의 훈구파(勳舊派)의 대립으로 발생한 사화들을 말하고 있는데, 김상헌은 이계맹 신도비명에 '여러 차례 변고를 겪으면서도 평소의 지조를 굳게 지키어 끝내 아름다운 이름을 잃지 않았다. 공은 바로 원우(元祐) 시대의 온전한 사람이다.[累更變, 堅持素,終不失令, 公豈非元祐之完人也。]'라고 썼다.《淸陰先生集》
墨巖實紀跋 【丙戌】
墨巖李文平先生, 靖陵名臣也。 罹畢齋師門戊午之禍, 而風節高於竄謫, 見靜菴諸賢己卯之敗, 而心事公於伸救, 是以淸陰相公稱之以元祐完人。 尤菴大老, 贊之以休休容物, 懇懇扶陽。 全齋儒賢許之以公平君子, 皆確論也。 後學於此又何贅焉? 惟是累經兵燹, 著述蕩逸, 無以見宗廟百官之美富。 雖若可恨, 然偉業著世, 昌言滿朝者, 莫非文章之發見, 亦何傷也? 而又爛簡斷篇之所傳, 猶足以見一羽而識全鳳。 顯刻幽銘之所揄揚, 國乘野史之所論贊行誼風旨, 鉅細始終無不畢擧, 輯此所傳所徵而合編, 則所謂實紀一部者, 是也。 實紀之成, 始於先生□世孫鳳祥, 增修於□世孫昌植, 而久未刊行。 今十四世孫敎煥獨自賢勞, 始付剞劂而廣布, 屬其族熙俊, 請余一言。 余少聞先生之風, 而今幸知德之詳, 重嘉敎煥慕先之罕覯於叔季也, 樂爲之書卷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