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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1
  • 기(記)
  • 가석기 【임신년(1932)】(可石記 【壬申】)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1 / 기(記)

자료ID HIKS_Z038_01_B00001_001.021.0001.TXT.0023
가석기 【임신년(1932)】
가석(可石) 박공(朴公)은 옛 마을에서 석담(石潭)이라 일컬어진 것으로 인하여 꿈에 어떤 대인 선생(大人先生)이 지금의 호를 써서 바꿔 주었다. 그래서 그것을 받아 호로 삼았다. 그러나 대인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또한 내려준 호가 무슨 의미인지도 몰랐기에 그의 벗인 나 김택술이 그 의미를 풀이하여 말하였다.
"'석(石)'은 단단하고 굳센 물건이며, '가(可)'는 허여한다는 말이네. 공은 단단하고 굳센 사람이니, '석'이라 허여하는 것은 참으로 마땅하네. 그 마을에서 예전 일컬음도 또한 우연이 아니고, 자나 깨나 예전 시대의 현인을 생각하여 지하에서의 명령이 있게 된 데에 이른 것이네. 이미 그 덕을 헤아려 실제에 맞는 호를 내려 주고, 아울러 혐의를 피하여 현인을 공경하는 예를 온전히 갖추게 한 것도 또한 한결같이 지극한 정성이 신(神)을 감동시킨 결과이니, 대인 선생은 참으로 석담(石潭) 이 선생(李先生 이이(李珥))일 것이네.
삼가 생각건대, 그 능력을 허여하되 부족한 것을 권면하는 것은 성현이 사람을 가르치는 뜻이지만, 신이 '가석'이라 고해준 뜻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을 듯하니, 내가 청컨대 그 깊은 뜻을 대신 드러내 보겠네.
대저 돌 가운데 지극히 아름다운 것은 옥이지만, 옥도 또한 돌이네. 단단하고 굳센 것만으로도 비록 아름답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온화하고 부드러운 기운이 흐르는 양질의 옥이 된 뒤에야 지극한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네. 이는 군자가 강직하고 굳세며 견고하고 강인한 의지로 의리를 침범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순수하고 민연(泯然)하여 마음이 인(仁)에 편안한 것만 못하는 것과 같은 것이네.
공은 잘하는 것과 부족한 것 사이에서 의당 스스로 힘쓸 바를 알았고, 마침내 신의 은혜를 누렸으니, 꿈이 실제의 일이 아니라고 하여 그 호를 삼은 자도 미혹하고, 그것을 풀이한 자도 미혹하다고 의심을 두는 것은 고루한 일이네. 대저 공자가 꿈에서 주공을 본 것에 대해 실제의 일이 아니라고 의심하는 자가 있었다는 말은 듣지 못하였으니, 지금 가석이 현인을 사모하는 정성으로 꿈에 석담을 만난 것을 어찌 믿지 못하겠는가.
석담은 우리나라의 성인이니, 바로 돌 가운데 옥이네. 석담을 사모하고 석담을 꿈꾸며 그 가르침을 받들고 그 덕을 스승으로 삼았으니, 어찌 공이 돌에서 옥이 되는 데에 이미 반 이상은 이루어진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인하여 이를 기록하고 그렇게 되기를 기다리네."
可石記 【壬申】
可石 朴公, 因舊里稱以石潭, 夢有大人先生, 書今號而改錫, 故受而居之.然不知大人之爲誰, 亦莫知所錫之爲何意也.友人金澤述解之曰: "石者堅剛之物, 可者許與之辭.公堅剛人也, 許之以石, 固其宜也.其里其稱舊, 亦非偶, 而寤寐前哲, 至有冥詔.旣量其德, 而錫以當實之號, 幷使避嫌而備全敬賢之禮, 亦一至諴感神之致也.大人先生, 其眞石潭 李先生乎.竊惟許其能而勉不足, 聖賢敎人意也, 神告可石之意, 恐不止此, 吾請替發其蘊.夫石之至美者爲玉, 玉亦石也.堅剛雖曰美矣, 必爲良玉之溫潤, 然後至焉, 有似乎君子之剛毅堅忍, 不犯乎義, 猶不若粹然泯然, 心安於仁也.公於能與不足之間, 宜知所以自勉, 而卒享神惠也, 有疑以夢者非眞, 居其號者迷也, 解之者亦迷也, 則固矣.夫孔子之夢見周公, 未聞有以非眞疑之者.今以可石慕賢之誠而豈不信夢拜石潭? 石潭東方聖人, 乃石中玉也.慕石夢石, 承其敎師其德, 豈非公自石至玉之思過半者乎? 因記而俟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