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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0
- 서(序)
- 《부풍칠노회록》의 서문 【기축년(1949)】(《扶風七老會錄》序 【己丑】)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20 / 서(序)
《부풍칠노회록》의 서문 【기축년(1949)】
부풍(扶風 부안(扶安))은 우리 나리의 명승지이니, 봉래산(蓬萊山 변산(邊山))이 성대하게 높이 솟아있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바다와 산에 모인 신령한 기운이 어진 사대부들을 많이 배출하였다. 어떤 이는 문장과 덕행이 출중하였고, 어떤 이는 지조와 기개가 맑고 높았으며, 어떤 이는 풍류가 드넓고 컸다. 어진 덕에 대한 보답으로 모두 장수하고 강녕하며 한적한 복을 누렸고, 이따금 푸른 바다와 파란 산마루 사이에서 글을 짓고 술을 마시는 모임[文酒會]을 결성하였으니, 세상 밖에서 마음을 씻고 인하여 성명을 나열한 일을 전하여 고사(故事)로 삼았다. 숙종(肅宗) 갑신년(1680)의 봉산구로회(蓬山九老會)와 순조(純祖) 경인년(1830)의 부풍칠갑록(扶風七甲錄)과 같은 것이 이것이다. 이는 모두 당(唐)나라의 향사(香社)주 97)와 송(宋)나라 기영(耆英)주 98)을 사모하고 숭상하여 그 사람들과 나란히 할 것을 생각한 것이니, 또한 훌륭한 일이었다. 그런데 경인년 이후로 재주갑(再周甲 120년)이 되기 2년 전인 무자년(1948)에 부풍의 인사들이 칠갑(七甲)의 모임을 이어 결성하였으니, 어찌하여 훌륭한 일이 이렇게 많은 것인가? 이 고을이 명승지임이 진실하다.
칠순의 일곱 노인이 7월 7일에 내소사(來蘇寺)의 칠성각(七星閣)에서 노닐었으니, 기이하게도 여러 7을 총괄하여 수합하면 한결같이 경인년에 했던 것과 같다. 대체로 7은 희역(羲易)에서 소양(少陽)의 수이니, 노인인데다 또 노양(老陽)의 수 9를 사용하는 것이 어찌 소양의 수 7을 사용하는 것만큼이나 귀하게 여길 수 있겠는가. 전후 칠갑의 모임에서 9를 7로 바꾼 뜻이 아마 여기에 있을 것이다.
다만 뒤에 있었던 칠갑의 모임이 앞에 있었던 칠갑의 모임에 비해서 그 지위나 명망의 높고 낮음이 어떠한지는 모르겠지만, 새로운 풍조가 더욱 넘쳐나는 오늘날을 돌아보건대 옛날의 풍속과 관계된 것들을 대략이나마 볼 수 없는 이러한 때에 제공은 오히려 글로 벗을 모을 수 있었고, 자제와 조카들은 깊은 산 속에서 명승지를 유람하는 데 필요한 도구를 마련하여 각기 노인을 노인으로 대우하는 정성을 다할 수 있었으니, 경박한 풍속을 순박한 풍속으로 되돌리는 데에 함께 도움이 있는 것이 숙종과 순조의 밝은 세상에 비해서 더욱 귀하게 여길 만하였다. 나는 그런 까닭에 이를 듣고 부럽게 여기며 그 청을 사양하지 않고 회록(會錄)의 첫머리에 서문을 적었다.
- 주석 97)향사(香社)
- 당(唐)나라 때에 백거이(白居易, 772~846)가 벼슬에서 물러난 뒤에 향산(香山)의 승려 여만(如滿)과 함께 결성한 향화사(香火社)의 모임을 말하는 것으로, 백거이는 이때에 향산거사(香山居士)라 자칭하였으며, 또 다른 여덟 원로(元老)들과 구로회(九老會)를 결성하여 매양 서로 왕래하면서 풍류를 즐겼다. 《舊唐書 卷166 白居易列傳》
- 주석 98)기영(耆英)
- 송나라 원풍 5년(1082, 문종36)에 문언박(文彦博)이 백거이의 구로회(九老會)를 본받아 낙양(洛陽)에서 연로하고 덕망 높은 인사들을 모아놓고 술자리를 베풀어 서로 즐겼던 낙양기영회(洛陽耆英會) 또는 낙사기영회(洛社耆英會)를 말한다. 《宋史 卷313 文彦博列傳》
《扶風七老會錄》序 【己丑】
扶風左海名區, 蓬萊之山蔚然而秀, 環三面以大洋之水. 海、山之鍾靈, 多出賢士大夫. 或文行出類, 或志氣淸高, 或風流弘長. 仁德所報, 擧享壽康閒適之福, 往往結文酒會於綠泓翠崢之間. 旣以洗心物外, 因列名姓, 傳爲故事. 若肅宗甲申之蓬山九老會、純祖庚寅之《扶風七甲錄》是也. 是皆慕尙乎唐之香社、宋之耆英, 而思齊其人, 則亦善物也. 庚寅後再周甲前二年戊子, 扶之人士續成七甲之會, 是何勝事之多也? 信乎玆鄕之爲名區矣. 七耋七人, 以七月七日, 遊蘇寺之七星閣. 總收衆七之奇, 一如庚寅之爲者. 蓋七者, 羲易少陽之數, 與其老而又用老陽九數, 曷若用七少陽數之爲可貴也? 前後七甲, 變九爲七之意, 其或在此歟. 但未知後甲之於前甲其位望之高下如何, 而顧今新潮愈漲, 凡係古俗, 畧不可見于斯時也. 諸公猶能以文會友. 子姪能辦濟勝之具於萬山之中, 各盡老老之誠. 其與有助於回漓作淳, 視肅、純晟世, 尤可貴也. 余故聞而艶之, 不辭其請而序于會錄之首.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