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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13
  • 잡저(雜著)
  • 거실에 죄를 짓지 말아야 하는 것에 대한 변론 【1940년】(不得罪於巨室論 【庚辰】)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13 / 잡저(雜著)

자료ID HIKS_Z038_01_B00001_001.013.0001.TXT.0032
거실에 죄를 짓지 말아야 하는 것에 대한 변론 【1940년】
맹자가 말하기를 "거실(巨室 대신의 집안)에 원망을 사지 말아야 한다.주 258)"라고 하였는데, 주자는 이를 해석하여 "원망을 산다는 것은 몸이 바르지 못하여 원망과 노여움을 사는 것이다."라고 하였으며, 등퇴암(鄧退菴 등림(鄧林))은 이를 해석하여 "원망을 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아 원망을 사지 않는 것을 이르고, 법을 왜곡하여 받드는 것이 아니다.주 259)"라고 하였다.
그런데 지금 선비들은 그렇지 않으니, 사문(斯文)의 시비(是非)에 대해 이미 마음속으로 그 곡직(曲直)을 알고 있지만 또 다시 때로 말과 얼굴빛에 나타내면서 곧바로 번번이 핑계를 대며 말하기를 "맹자가 거실에 원망을 사지 말라고 이르지 않았던가. 가령 저들이 바르지 않고 잘못되었을지라도 나이가 많고 박식하며 패거리가 많으니, 또한 사림(士林) 가운데 거실이다. 내가 어떻게 저들에게 원망을 사겠는가."라고 한다.
아! '거실', '거실'이 어찌 아버지와 스승보다 높기에 아버지와 스승은 버릴 수 있고 거실은 버려서는 안 되겠는가. 이는 바로 그 자신을 바르게 하지 않으면서 원망과 노여움을 피하고, 정리(正理)를 버리면서 원망을 사지 않으며, 법을 왜곡하면서 거실을 받드는 것이니, 이러한 것이 어찌 맹자의 뜻이겠는가. 성인의 가르침을 가지고 이를 아름답게 포장하여 자기의 사사로움을 이룬다면, 그 죄가 어찌 다만 성인을 업신여기는 것일 뿐이겠는가. 또 어찌 이러한 사람에 대해서 선비답기를 바랄 수 있겠는가.
주석 258)
맹자가……한다:《맹자》 〈이루 상(離婁上)〉에 나온다.
주석 259)
등퇴암(鄧退菴 등림(鄧林))은……아니다:이는 등림의 말이 아니고, 주희에게 수학한 진식(陳埴, ? ~ ?)의 《목종집(木鐘集)》 권2 〈맹자〉에 나오는 내용이다.
不得罪於巨室論 【庚辰】
孟子有言: "不得罪於巨室.", 朱子釋之曰: "得罪, 謂身不正而取怨怒也.", 鄧退菴解之曰: "不得罪, 謂合理而不致怨, 非曲法以奉之也.". 今之士子則不然, 於斯文是非者, 旣心知其曲直矣, 亦復時見於辭色, 而旋輒諉之曰: "孟子不云乎! 不得罪於巨室. 雖使彼曲且非焉, 年長也, 識博也, 黨衆也, 則亦士林中巨室, 我何以得罪於彼也?". 嗚呼! 巨室巨室, 豈其尊於父師者, 而父師可棄, 巨室不可貳乎? 此乃不正其身而避怨怒, 舍正理而不致怨, 曲法而奉之也, 是豈孟子之意哉? 將聖訓而美之以濟己私, 其罪豈但爲侮聖乎? 於斯人也, 又何足責以士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