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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13
- 잡저(雜著)
- 귀질 극범의 자에 대한 설 【1922년】(龜姪克範字說 【壬戌】)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13 / 잡저(雜著)
귀질 극범의 자에 대한 설 【1922년】
거북아! 너는 사령(四靈)주 184) 가운데 하나가 아니냐. 낙서(洛書)주 185)는 큰 이치인데 하늘이 반드시 너에게 이를 드러내고, 우(禹)임금과 기자(箕子) 같은 성인이 이를 취하여 〈홍범(洪範)〉주 186)을 부연(敷衍)하였으니, 기이하도다.
형귀(炯龜)야! 너는 만물 가운데 가장 신령스러운 자가 아니냐. 인도(人道)가 〈홍범〉에 크게 갖춰져 있는 만큼 반드시 이를 능히 다한 뒤에 가장 신령스러운 자가 되는 데에 부끄럽지 않을 것이니, 쉽겠는가. 그러므로 형귀의 이름에 '극범(克範)'으로 자(字)를 지었으니, 이 〈홍범〉을 능히 잘하여 많은 사람들보다 걸출하기를 영귀(靈龜)가 (모든) 곤충 중에 빼어난 것과 같게 하라. 〈홍범〉의 도가 광대하여 요령으로는 어렵다. 절실하고 가까운 일에 착수하되 마땅히 이오사(二五事)주 187)로부터 시작해야 하니, 이는 또 알지 않으면 안 된다. 아! 거북이는 장수하는 동물이고, 수(壽)는 〈홍범〉의 오복(五福)주 188) 가운데 으뜸이니, 거북이처럼 (장수하고) 〈홍범〉에 능하면 이른바 '길이 천명에 합하는 것이 스스로 많은 복을 구하는 길이다.주 189)'라고 하는 것이 여기에 있을 것이다. 이에 이 설을 지어 이로써 장수와 복의 축원을 대신한다.
- 주석 184)사령(四靈)
- 네 가지 신령한 동물로, 용(龍), 봉황(鳳凰), 기린(麒麟), 거북을 말한다.
- 주석 185)낙서(洛書)
- 하(夏)나라 우(禹)임금이 홍수(洪水)를 다스릴 때 낙수(洛水)에서 나온 신귀(神龜)의 등에 쓰여 있었다는 글이다.
- 주석 186)〈홍범(洪範)〉
- 낙서를 기본으로 하여 만들어진 《서경》 〈주서(周書)〉의 편명이다.
- 주석 187)이오사(二五事)
- 《서경》 〈홍범〉에서 홍범구주(洪範九疇)의 한 조목으로, 모(貌), 언(言), 시(視), 청(聽), 사(思)를 말한다.
- 주석 188)오복(五福)
- 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考終命)으로, 수가 첫 번째이다.
- 주석 189)길이 …… 길이다
- 《시경》 〈대아(大雅) 문왕(文王)〉에 "너의 조상을 생각하지 않느냐, 그 덕을 닦을지어다. 길이 천명에 합하는 것이 스스로 많은 복을 구하는 길이니라.[無念爾祖, 聿修厥德. 永言配命, 自求多福.]"라고 하였다.
龜姪克範字說 【壬戌】
龜乎! 爾非四靈之一乎? 洛書理之大者也, 天必於爾焉著之, 禹箕之聖, 取以衍〈洪範〉, 異哉! 炯龜乎! 爾非萬物中最靈者乎! 人之道大備於〈洪範〉, 而必能盡乎此然後, 不愧爲最靈, 易乎哉? 故於炯龜之名, 字之以克範乎爾, 其克乎此範, 出拔於人衆, 如靈龜之於昆蟲也. 範之道廣大, 難以要領, 切近下手, 當自二五事始, 是又不可不知也. 噫! 龜者壽物也, 壽爲〈洪範〉五福之首, 龜而克範, 所謂永言配命, 自求多福, 其在斯歟. 於是乎作此說, 用替眉壽宜嘏之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