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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12
  • 서(書)
  • 성재 종중에 올림 무오년(1918)(上星齋宗中 戊午)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12 / 서(書)

자료ID HIKS_Z038_01_B00001_001.012.0001.TXT.0012
성재 종중에 올림 무오년(1918)
제가 일찍이 듣건대, 정부자(程夫子)가 훈계하여 말하기를 "인자는 천지 만물로 일체를 삼는다."고 하였고, 또 말하기를 "공정하게 하는 도리를 사람이 자기 몸으로 체득하면 인(仁)이 된다."주 33)고 하였습니다. 만물도 오히려 그러하거늘 하물며 뿌리가 같은 친족이면서 저와 나의 구분을 두는 것은 인자(仁者)가 하지 않는 바입니다. 일을 처리하면서 지극히 공정한 도로써 하지 않는 것은 인자가 편치 않은 바입니다.
제가 생각해보건대, 석동산(席洞山)이 우리 김씨의 선산이 된 것은 군사공(郡事公)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대호군공(大護軍公)과 직장공(直長公) 두 분 이하 선영이 차례로 이어져있습니다. 두 분 자손이 힘을 합하고 재물을 모아 재실을 함께 세우고 제수음식을 함께 올린 지 지금까지 400백년입니다. 다만 대호군공과 직장공 외에 원재(元齋)의 제수음식은 유독 대호군공의 아들 시직공(侍直公)과 통례공(通禮公)에게만 미치고, 직장공의 아들 첨지공(僉知公)에게는 미치지 않으니 이것은 좋지 않습니다. 마땅히 이제까지 겨를이 없어 행하지 못한 예를 뒤늦게라도 거행하여, 제위(諸位)의 제사 의전으로 하여금 동일한 전례(典例)로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지금은 그렇게 여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또 원재(元齋) 가운데 통례공의 아들 세 분의 제수를 내면서 같은 항렬의 여러 종형제의 지위에 있는 시직공과 첨지공의 아들은 일찍이 묻지도 않으니, 과연 이렇게 한다면 이른바 '지극히 공정하고 일체(一體)로 여기는 인(仁)'이란 것이 진실로 어떤 것입니까.
엎드려 바라건대, 첨존께서는 위로는 선조 당시에 제종들이 화락한 정을 체인(體認)하시고, 아래로는 종족이 백세토록 돈독하고 화목한 우의를 생각하시어 시직공, 통례공, 첨지공 이하 제위의 제사 의전을 통틀어 원재의 재물로 함께 합향(合享)할 수 있도록 해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주석 33)공정하면서……된다
정이(程頤)가 공정함과 인(仁)의 관계를 설명하면서 "인의 도를 요약하면 하나의 '공' 자로 말할 수도 있겠지만, 공은 인의 도리인 만큼 공을 바로 인이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 공정하게 하는 도리를 사람이 자기 몸으로 체득할 때, 비로소 인이 되는 것이다.[仁之道要之, 只消道一公字, 公只是仁之理, 不可將公便喚做仁.公而以人體之, 故爲仁.]"라고 하였다.
上星齋宗中 戊午
竊嘗聞程夫子之訓曰:"仁者以天地萬物爲一體." 又曰:"公而以人體之則爲仁." 萬物且猶然, 況乎同根之親, 而視有物我, 仁者之所不爲也.處事而不以至公之道, 仁者之所不安也.竊惟席洞山之爲吾金世阡, 自郡事公始.而大護軍公、直長公兩位以下兆塋, 秩然相繼.兩位子孫, 協力鳩財, 齋宇焉共建, 苾芬焉同薦者, 四百年于玆矣.但大護軍公、直長公之外, 元齋之粢牲, 獨延及於大護軍公之子侍直公、通禮公, 而不及於直長公之子僉知公, 此爲未善也.宜追擧未遑之禮, 使諸位祀典, 同出一例, 可也.今則非惟不以爲然, 又於元齋之中, 出通禮公之子三位享需, 而其在同行諸從之位, 侍直公、僉知公之子, 未嘗問焉, 果如是已, 則於所謂至公一體之仁者, 誠何如也.伏願僉尊上體祖先當日諸從湛樂之情, 下念宗族百世敦睦之誼, 侍直公、通禮公、僉知公以下諸位祀典, 統以元齋之物, 共爲合享之地, 千萬懇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