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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11
- 서(書)
- 나익부 인상에게 보냄 을축년(1937)(與羅益夫 仁相 乙丑)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11 / 서(書)
나익부 인상에게 보냄 을축년(1937)
공자께서 광견(狂狷)을 칭찬한 것은 중행(中行)의 선비를 얻기 어려움을 탄식한 것입니다. 나는 "사람은 시대에 따라서 낮아지고 풍습은 세상을 따라 비속해져서, 오늘날 인재에 이르러서는 이른바 중도보다 과하다고 칭해지는 자가 중도에 귀결된다."라고 생각합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대도(大道)가 어두워지고 이해(利害)의 길이 밝아져 유자(儒者)의 무리 가운데도, 일종의 차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고, 평평하지도 않고 기울지도 않은 인물들이 있어서, 도(道)와 의(義)는 궁구하지 않고 스스로의 편리함만 차지하면서 중도에 거처한다고 의심하지 않으며, 다른 사람들 또한 그를 중도로 여기는데 의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 오늘날 말하는 중행(中行)의 선비는 고대에 말하는 향원(鄕原)입니다. 대저 광자(狂者)는 지나치게 고대하고, 견자(狷者)는 지나치게 개결하여 진실로 중도를 넘는 재질입니다. 다만 오늘날 스스로를 낮게 여기는 습관과 혼란한 풍습이 어지럽게 세상에 가득차서 그들이 아니면 벗어나 도에 합치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나는 광견자(狂狷者)가 오늘날 나온다면 중행의 인재로 허여할 것입니다. 옛사람들은 "하, 은, 주 삼대의 시절에 선비를 구하면 오직 명예를 좋아할 것을 걱정하고, 삼대 이하에서 선비를 구하면 오직 명예를 좋아하지 않을 것을 걱정한다."라고 했으니, 이 또한 같은 뜻입니다. 감히 스스로 생각하건대 폐단을 구제할 뜻은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공자 평상의 가르침과 말은 다르지만 뜻은 일치하지 않음이 없다고 여깁니다. 그대처럼 과격하지도 않고 순하지도 않으며, 소박하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은 재질은 진실로 얻기 어려운 자질입니다. 다만 그대가 오늘날의 세상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말로 힘쓰게 해서 떨치고 일어나 용감하게 나아가 한번 도약해 뛰쳐나가는 힘을 내가 돕고자 합니다.
與羅益夫 仁相 乙丑
孔子之稱狂狷, 歎中行之難得也.余謂人以代降, 風隨世卑, 至于今日人材, 則其所稱過中者, 乃可以歸乎中也.何者? 大道晦, 利害之塗明, 儒流之中, 乃有一種非寒非熱不平不仄低人物, 不究道義, 自占便宜者, 居之以中而不疑, 人亦疑其爲中.噫! 今之所謂中行, 古之所謂鄕原也.夫狂者過於高大, 狷者過於介潔, 固過中之材也.但今卑小之習, 混汙之風, 汨汨盈世, 非此無以脫出而揆諸道.吾故曰有狂狷者, 出於今日, 乃可許以中行之材也.古人云求士於三代之上, 惟恐其好名, 求士於三代之下, 惟恐其不好名, 亦此意也.敢自謂其捄弊之意, 未始不與過猶不及平常之訓, 殊言而一致也.君之不激不循, 匪樸匪華之材, 誠難得也.但在今世也故, 以此說勗之, 助振發勇邁一躍躍出之力.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