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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10
  • 서(書)
  • 족제 희숙에게 보냄 기사년(1929)(與族弟希淑 己巳)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10 / 서(書)

자료ID HIKS_Z038_01_B00001_001.010.0001.TXT.0010
족제 희숙에게 보냄 기사년(1929)
"천리(天理)와 인심(人心)은 절로 지당함이 있는데, 나는 순응하고 저는 거슬러서 체세(體勢)가 서로 같지가 않다. 이 때문에 우리 쪽 학자들은 깊이 거절하고 힘써 배격하여 저들과 화합하기를 추구하지 않았지만, 저쪽 학자들은 지리한 말과 번다한 설명으로 오직 우리에게 절교(絶交)될까를 두려워한다. 이러한 것은 그들의 마음에도 아마 불안한 점이 있는듯하다." 이것은 주자(朱子)가 이심경(李深卿)에게 답한 편지이다. 이 말은 우리 사문(師門)의 시비를 따지는 즈음에도 인용하여 유시할 수 있다. 지난날 희숙(希淑)이 목리(木里)에서 권순명(權純命)을 만나서 이원재(李遠齋)가 두 사람이 서로 통관(通款)하기를 요청했을 때, 권순명이 말하기를 "내가 감히 먼저 요청할 수 없다."고 한 것은 뚜렷하게 통관을 '본디 바라던 바.'라는 뜻이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우리들에게 절교 될까를 두려워해서 마음에 불안한 바가 있다."는 것이다. 희숙이 말하기를 "선사(先師)를 섬기는 자로서 저들과 통관할 수 없다."고 한 것은 이른바 "깊이 거절하고 힘써 배격하여 일찍이 저들과 화합하기를 추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곧 이 한 가지일로도 저들과 우리의 순역(順逆)과 당부(當否)를 또한 판정할 수가 있다.
與族弟希淑 己巳
天理人心, 自有至當, 我順彼逆, 體勢不侔.是以爲吾學者, 深拒力排, 未嘗求合於彼, 而爲彼學者, 支辭蔓說, 惟恐見絶於我, 是於其心, 疑亦有所不安矣.此朱子答李深卿書也.此可以引喩於吾門是非之際也.向日希淑之遇權純命於木里, 而李遠齋之請兩相通款也, 彼曰我不敢先請, 顯有固所願之意.是所謂恐見絶於我, 而心有所不安者也.希淑曰事先師者, 不敢通彼者, 是所謂深排力拒, 未嘗求合於彼者也.卽此一事, 彼與我之順逆黨否, 亦可判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