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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5
  • 서(書)
  • 열재 소장에게 올림(上悅齋蘇丈)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5 / 서(書)

자료ID HIKS_Z038_01_B00001_001.005.0001.TXT.0017
열재 소장에게 올림
삼가 생각건대, 문집은 작자가 직접 교정하고 인쇄하여 발행해야지 자손과 문인을 믿어서는 안 됩니다. 세상에는 진실로 부모와 스승의 문집을 전하는 데에 뜻이 없는 사람이 많습니다. 옛날에도 재앙을 두려워하여 부모와 스승의 문장을 고치는 자가 있었는데, 전하지 못하여도 그래도 할 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문장을 고쳐서 부모와 스승을 무함한 자는 다시는 할 말이 없습니다. 재앙을 두려워하여 고친 것은 비록 죄 줄만 하나 그 마음은 오히려 측은하지만, 사욕을 채우고 능력을 과시하여 고치기를 오늘날 음성의 오진영이 선사의 문집에 했던 것처럼 한 경우는, 그 죄가 더욱 커서 죽음으로도 용서되지 못할 것입니다.
무릇 이런 일들은 비록 경중을 따질 것도 없이 똑같이 믿을 수 없어서 용납할 수 없으니, 스스로 교정하여 간행하지 않는다면 실제로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며, 또한 우리 자손과 문인은 반드시 이와 같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것이 이른바 생각이 미쳤던 곳이 생각이 미치지 못한 곳이고 방비가 미쳤던 곳이 방비가 미치지 못한 곳이라는 것이니, 이것이 근래에 제가 터득한 한 가지 견해입니다. 존장의 생각은 어떠하신지 모르겠습니다.
上悅齋蘇丈
竊念文字, 當作者自校自印而行之, 不可恃子孫門人.世固多無意於傳父師之文者.古亦有畏禍而改父師之文者, 不能傳, 猶可說也.改文而誣父師者, 更不可說也.畏禍而改, 雖可罪, 而情猶戚矣.濟私衒能而改, 如今陰吳之於先師集, 則罪尤大而不容誅矣.凡此雖有輕重甚否, 均之爲不可恃而不容, 不自校印, 則實有如此者, 亦不可謂我之子孫門人, 必不如是也.此所謂思慮到所, 思慮不到處, 防備到所, 防備不到處者, 是爲近日淺見之一得.未知尊意以爲如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