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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4
- 서(書)
- 오윤일에게 보냄 정축년(1937)(與吳允一 丁丑)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 권4 / 서(書)
오윤일에게 보냄 정축년(1937)
거상(居喪)의 시기에는 다른 생각은 생기지 않고 다만 한 덩어리의 측은한 마음만 있으니, 충양(充養)주 89) 을 체험함으로써 인을 이루다 쓸 수 없다는 근본을 세우기가 딱 좋고, 인사를 드물게 접하여 마음이 고요하고 기가 깨끗해지니, 경서를 읽으면서 이치를 연구하고 시비를 정밀히 분별함으로써 의를 이루다 다 쓸 수 없다는 근본을 세우기에 딱 좋습니다. 제수를 올리고 곡배(哭拜)하는 것 외엔 다른 일은 없습니다. 그대 같은 경우는 병이 많으니 역시 마땅히 시의적절하게 호흡하고 몸을 문지름으로써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근본을 세워야 합니다. 만약에 "거상하는 지금은 예서(禮書)를 읽을 때이지, 존양성찰과 격물치지를 할 때가 아니다. 슬픔에 몸이 훼손되는 것이 마땅하니 수양을 어찌 감히 하겠는가?"라고 말한다면 이것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신중하게 거상하는 것은 또한 부모를 사랑하는 방법입니다. 부모를 사랑하는 것은 부모가 남겨준 몸뚱이를 사랑하는 것이니, 부모가 남겨준 몸뚱이를 사랑하는 것은 그것을 보존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것이고 그것을 이룰 것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호흡하고 몸을 문질러서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몸을 보호하는 것이고, 인을 함양하고 의를 연구하는 것은 몸을 이루는 것입니다. 몸을 보호하고 몸을 이루면, 그것은 예법에 크게 맞는 것입니다. 그대는 모름지기 이에 따라 공효를 시험해보아야 합니다. 어떻습니까?
부친의 상에는 '고자(孤子)'라 호칭하고 모친의 상에는 '애자(哀子)'라 호칭하며 모두 돌아가신 경우에는 '고애자(孤哀子)'라 호칭하니, 승중(承重)주 90)의 경우도 그러합니다. 이제 그대가 당한 상은 부모님 모두 돌아가신 경우가 아니니, 멀리 몇 년 전에 있었던 조부상을 끌어다가 지금 당한 조모상에 '고애손(孤哀孫)'이라 호칭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이후에 축사(祝辭)와 소장(疏狀)에서도 다만 '애손(哀孫)'이라고만 호칭해야 합니다. 방립(方笠)주 91)의 끈은 참최의 경우 마(麻, 삼)를 쓰고 자최의 경우 포(布, 베)를 쓰니, 관(冠)과 수질(首絰)과 요질(腰絰)의 끈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 주석 89)충앙(充養)
- 본성을 확충하여 양성하는 것을 말한다.
- 주석 90)승중(承重)
- 상제(喪祭)나 종묘의 중요한 책임을 할아버지로부터 손자가 전수받았다는 뜻으로, 할아버지의 입장에서는 전중(傳重)이라 하고, 손자의 입장에서는 승중이라고 한다.
- 주석 91)방립(方笠)
- 원래 서울의 아전들이 쓰던 검은색 모자였는데, 조선 중엽 이후 흰색으로 바뀌면서 상을 당한 사람들이 착용하였다.
與吳允一 丁丑
居憂之時, 他念不生, 只有一團惻隱之心, 正好體驗充養, 以立仁不可勝用之本; 罕接人事, 心靜氣清, 正好念經研理, 精別是非, 以立義不可勝用之本.饋奠哭拜之外, 無他事.如哀多病, 亦宜以時調息摩體, 以立健壽之本.如曰: "此是讀禮時, 非存省竆格時, 哀毀是其宜, 修養豈敢爲?" 則此殊不然.夫謹居喪, 所以愛親也.愛親, 斯愛親遺矣, 愛親遺, 思所以保之矣, 思所以成之矣.調摩延壽, 保身也; 養研仁義, 成身也.保身成身, 則其爲禮也大矣.哀須依此試功, 如何?
父喪稱孤子, 母喪稱哀子, 俱亡稱孤家哀子, 承重亦然.今哀所遭非偕喪, 不宜遠引幾年前祖父喪, 而幷稱孤哀孫於今日祖母喪也.茲後祝辭與疏狀, 只稱哀孫也.方笠纓, 斬衰用麻, 齊衰用布, 觀於冠及首腰絰纓, 可知矣.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