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인년 11월 8일에 정창림(鄭昌林)이 보낸 간찰이다. 상대방의 부친이 편안하신지 안부를 묻고, 어른 모시며 공부하는 생활은 좋은지 인사하였다. 기년복(朞年服)을 입고 있는 자신은 날로 쇠약해져 더 이상 지난날 봤던 사람 모양이 아니라고 하였다. 상대방이 부탁한 묘갈명은 우선 초고를 쓰기는 했지만 문장력과 필력이 좋지 못하여 훌륭한 행적의 만분의 일도 드러내지 못해서 몹시 죄송하다고 하였다. 우선 보내기는 하지만 잘 살펴보신 뒤에 불에 태워버리고 다른 뛰어난 사람에게 다시 받는 것이 어떠냐고 겸사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