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년 4월 8일, 손우(損友) 보암산인(寶巖山人) 김만형(金萬亨)이 벗 여산 송씨에게 보낸 서간이다.
그대가 청운(靑雲)에 오르고 자신이 바람대로 영산(靈山)으로 돌아가 서로 이별한지 3년째라며 최근 정사를 돌보고 있는 상대가 백성들을 잘 다스리고 있는지 안부를 물었다. 자신은 이제야 물염정(勿染亭) 운에 차운하여 시를 지어 올린다고 말하고 7자 8줄의 시를 적은 내용이다.
물염정은 전라남도 화순군의 경승지인 '화순 적벽(和順赤壁, 전라남도기념물 제60호)' 상류의 물염적벽을 조망할 수 있는 곳에 세워진 정자로, 화순군향토문화유산 제3호로 지정되어 있다. 조선 중종과 명종 때에 성균관전적 및 구례·풍기군수를 역임했던 물염 송정순(宋庭筍)이 건립하였고, 송정순의 호를 따서 물염정(勿染亭)이라 하였다. '물염'이란 '속세에 물들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정자 내부에 조선 중·후기의 문신이자 학자들인 김인후(金麟厚)·이식(李栻)·권필(權韠)·김창협(金昌協)·김창흡(金昌翕)이 남긴 시문(詩文) 등 20개가 넘는 현판이 걸려 있으며 조선 후기의 방랑시인인 삿갓 김병연(1807~1863)은 전라남도 화순에서 생을 마치기 전에 물염정에 자주 올라 시를 읊었다고 하며 정자 근처에 김삿갓의 동상과 7폭의 시비(詩碑) 등이 조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