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2년 11월에 마포면(馬浦面) 산막리(山幕里)에 거주하는 백성들이 해남현에 올린 소지이다. 산막리는 양반가의 마을로 군역(軍役)을 지는 일이 없는데 지난 기묘년에 속오군(束伍軍) 김승갑(金勝甲)의 이름이 산막리 소속으로 기재되어 2냥을 부담하고 바로잡으나 정해년에 다시 기재되어 1냥을 내고 바로잡았는데 올해 또 기재되었다. 이 때문에 해당 색리 차치성(車致聲)에게 5냥을 내어주고 김승갑의 이름을 삭제하고자 하니, 소지를 살펴보신 뒤 김승갑의 이름으로 된 군역을 영원히 면제한다는 입지(立旨)를 발급해 달라는 내용이다. 소지에 대하여 해남현에서는 이처럼 다시 침탈하였으니 색리 차치성이 김승갑의 이름을 다른 곳으로 옮겨 적으라는 처분을 내렸다.
소지(所志)란 백성들이 관에 청원이나 탄원할 일이 있을 때 제출했던 문서를 지칭한다. 즉 당시 사람들에게 있어서 관부의 결정과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든 종류의 민원에 관한 문서이다. 소지와 유사하게 청원서·탄원서의 성격을 가진 문서들을 소지류(所志類) 문서라고 부르는데, 여기에는 단자(單子)·발괄(白活)·의송(議送)·등장(等狀) 등이 포함되었다. 각 문서들은 발급 주체나 수취자가 누구인가에 따라 서식적 차이가 있었다. 유서필지(儒胥必知)에 따르면 단자는 사대부가 관에 직접 올리는 소장(訴狀)을, 발괄은 사대부가 노(奴)의 이름으로 올리는 소장을, 의송은 감영이나 병영에 올리는 소장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관에서는 소지의 여백에 제사(題辭) 혹은 뎨김[題音]이라고 부르는 처분을 내렸다. 제사가 기재되었다는 것은 관의 공증을 거쳤다는 의미이므로, 백성들은 제사가 기재된 문서를 소송 자료 또는 권리나 재산 등을 증빙하는 자료로 활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