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유년 1월 29일에 김응곤(金應坤)이 옥계(玉溪)의 사돈댁에 보낸 간찰이다. 궁벽한 시골에 칩거하며 만나고 헤어지는 데 운수가 있음을 한탄하건만 이번에 보내준 서찰을 받고 보니 적막하던 중에 큰 위안이 되었다고 인사하였다. 따뜻한 봄이 왔는데 모친과 형제분들의 생활은 더욱 좋고 아드님은 편안히 어른 잘 모시며, 종씨(從氏) 댁도 모두 고루 편안한지 안부를 물었다. 자신은 이번에 반할(胖割)의 아픔을 당하여 편안히 지내기 어렵지만 새로 들어온 며느리가 어질고 바르다고 들었기에 조금만 더 수명이 연장되어 죽지 않아서 집안을 잇는 것을 보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하였다. 한번 만나자고 하신 말씀은 자신을 멀리 하지 않고 두터이 보살펴 주신 것이니 자신도 빨리 부응해드리고 싶다고 하였다. 손자는 바탕이 어리석고 가르침이 부족해서 내세울만한 것이 하나도 없는데 상대가 과분한 칭찬을 해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반할은 신체의 반을 잘라내는 듯한 아픔이라는 뜻으로 부인이나 형제의 상을 당한 것을 말하는데, 여기에서는 누구의 상을 당한 것인지 분명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