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8년(광무 2)에 황현(黃玹)이 안정회(安貞晦)를 애도하며 지은 만사(挽詞)이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구름 위로 솟은 기상 늙을수록 늠름했으니, 예로부터 광황(光黃)에서 특별한 인재가 나왔네. 의리는 높고 재물은 소홀하니 참다운 학문이요, 자신은 잊고 세상을 근심하니 큰 경륜이네. 도산(道山 저승)은 정말 선관(仙官)의 주인 찾기에 급하고, 귀신들은 응당 큰 덕인이 이웃됨에 놀라네. 누가 역사에 한 줄을 보탤까? 온 세상 암혈(岩穴, 은자)이 그를 위해 애통해하네."
만사에 이어 적은 구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날을 따져보니 장례가 머지않은데 상여 행렬에 달려가지 못하고, 다만 올리는 만사가 황졸(荒拙)하여 무덤 속의 고명하신 안목에 차지 않을 것이다. 무덤에 눈이 내릴 뿐이다." 『매천집』에 그 내용이 실려 있는데, 매천이 44세 때인 무술년(1898, 광무2)에 지은 것이다. 안정회(安貞晦, 1830~ 1898)는 자는 의경(義敬), 호는 관산(管山), 본관은 순흥(順興)이며, 창영(昌鎣)의 아들이다. 전라도 광양(光陽) 출신으로 기정진(奇正鎭)의 문인이다. 『관산유고』가 있다. 1896년 의병활동에 송사(松沙) 기우만(奇宇萬)과 함께 모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