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서는 1919년 7월 6일에 김상섭이 기석사에게 보낸 위장이다. 김상섭은 편지 서두에서 부친상 소식이 전혀 예기치 못한 변고였음을 밝힌다. 변고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부고를 접했을 때의 놀람과 비통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고 한다. 이어 그는 상주가 평소 지극한 효심을 지녔다고 치하하며, 그 효성이 보통 사람을 훨씬 뛰어넘는다고 평가한다. 특히 '검루(黔婁)가 똥을 맛봄'과 '맹종(孟宗)이 겨울에 죽순을 땀'이라는 고사로, 지극한 효행의 전형을 상주의 인품에 비유하였다.
검루(黔婁)가 똥을 맛봄은 춘추시대 제나라 사람 검루가 병든 아버지의 병세를 살피기 위해 대변을 맛보아 위중함을 알아낸 고사이고, '맹종(孟宗)이 겨울에 죽순을 땀'은 삼국시대 오나라 사람 맹종이 한겨울에 병든 어머니가 죽순을 먹고 싶어 하자 눈 속에서 하늘에 빌어 죽순을 얻어 드린 이야기다. 두 이야기는 부모를 위해 자신의 안위나 상식을 초월한 행동을 감행하는 극진한 효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조선시대 문집에 '극효(極孝)'를 상징하는 비유로 자주 인용되었다.
그는 이러한 인품을 가진 이가 이런 불행을 당한 것은 하늘의 이치와 신명이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 탄식하며,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드러낸다. 이후 계절이 가을로 접어든 시점에서 상주의 기력은 어떠한지 묻고, 감정을 절제하고 예에 맞게 행동할 것을 권하며, 옛 성현이 경계했던 바를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또한 장례 절차에 있어 예법에 맞추되 지나치게 슬퍼 건강을 해치지 말 것을 권면한다.
김상섭 자신도 마땅히 직접 가서 위문해야 하나, 상복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 몸소 찾아갈 수 없어, 부득이 편지로 대신 위로함을 밝힌다. 그는 이를 자신을 책망하고, 상대가 너그럽게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인다. 끝으로 다시 한번 부디 마음을 가라앉히고, 위로를 받아들여 슬픔을 누그러뜨리기를 당부하며 편지를 마무리한다.
이 위장은 상주의 효성을 높이 평가하며, 고사를 들어 그 덕성을 칭송한 뒤, 슬픔을 절제하고 예법을 지킬 것을 권하는 구조를 보인다. 특히 '검루'와 '맹종'의 전고를 병렬적으로 제시하여 효행의 극치를 형상화하고, 예와 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라는 권면을 담은 점에서, 단순한 위로를 넘어 교훈적 성격을 가진 조선 후기 사대부가의 전형적인 위문 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