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언간은 시가의 어른이 손부에게 보낸 답장으로, 전형적인 가족 간의 안부 서신 형식을 따르고 있다. 서두에는 정신이 흐트러진 상태에서 며느리의 편지를 받고도 답장하지 못한 점에 대한 안타까움이 표현되어 있으며, 향사(鄕祀) 등 집안일로 인해 편지에 답변하지 못했던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이 편지는 전체적으로 시댁 어른이 손부에게 안부를 전하고, 손부가 전해준 가족의 소식에 감사하며, 동시에 시댁과 친정, 외가의 여러 가족 구성원들의 건강과 근황을 묻고 응답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손자의 양육 상황, 사돈집의 평안 여부, 시동생들과 외가 사람들의 소식, 광주에 있는 친족들의 근황 등 매우 다양한 인물과 정황이 언급되어, 단순한 안부 서신을 넘어 당시 가족 간 통신망의 복합성과 정서적 유대를 잘 보여주는 문서이다.
이 편지에서는 손부의 시모, 시부, 외숙 등 친족 관계망이 상세히 언급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편지 수신자인 손부가 양가 가족 간의 관계를 중재하거나 연결하는 역할을 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시부가 병중이거나 정신이 혼미한 상태로 묘사되며, 병중의 시아버지가 손자·손녀를 보고 싶어 했던 애틋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이 편지는 시댁 어른이 손부에게 보내는 감정이 깊고 관계가 복잡한 정서적 기록물이며, 조선 후기 가족 간 서신 교류, 특히 여성 간의 정서적 위로와 유대가 어떠한 방식으로 표현되었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