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언간은 초3일에 어머니가 딸에게 보내는 정서적 위문과 안부 확인의 성격을 지니면서 새해 인사를 겸한 편지이다. 이 편지는 병환, 가족의 근황, 친족의 왕래, 딸의 안부에 대한 애틋한 관심, 그리고 일상의 감정을 절절하게 담고 있어 조선 후기 여성 서간문 중에서도 정서 표현과 생활 묘사 면에서 매우 풍부한 사례에 해당한다.
편지는 그리워서 보고 싶은 내 딸아, 이 편지를 보아라는 말로 시작된다. 어머니가 딸과의 단절된 소통에 대해 얼마나 애타는 심정을 가지고 있는지를 잘 드러낸다. 이후 곧바로 딸의 소식을 듣지 못한 안타까움과 근심을 절절히 표현하였다. 이 시기 여성들이 사용한 정서적 언어의 대표적 방식이며,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태를 나타낸다.
편지 중간에는 어머니가 주변 가족들의 소식을 나열하고 있다. 시댁 또는 본가의 가족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사위의 건강과 안부 또한 각별히 염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후에도 시고모, 대댁, 부주(父主), 오라버니, 큰어머니 등 가족 구성원 개개인에 대해 세세히 안부를 묻고 있으며, 특히 큰어머니의 병환과 이를 간호하는 가족들의 정황이 상세히 언급되어 있다.
편지 말미로 가면, 어머니 본인의 건강 상태와 정서가 한층 더 직접적으로 드러난다. 큰 병으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마음속에서는 기쁨과 슬픔이 하루에도 수차례 오간다는 것을 보여주며, 어머니의 심신이 얼마나 쇠약해져 있는지를 드러낸다. 더불어 어머니가 질병을 앓으며 힘겹게 일상을 견디고 있는 현실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편지를 대신 부치려 했으나 사람이 없어 네게로 보낸다고 적고 있다. 이는 당대 여성들이 편지를 쓰고 전달하는 데 겪는 물리적·사회적 제약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언간은 모녀 간의 정서적 교류, 여성의 병환과 외로움, 조선 후기 가족 간 상호부양의 윤리, 당시 여성들의 언어 표현 방식과 감정 구조 등을 복합적으로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