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언간은 경술년 11월 14일에 시아버지가 며느리에게 보내는 한글 답장으로, 사돈 어른의 건강과 집안 사정, 그리고 며느리의 근황에 대해 세심한 관심과 정중한 예를 갖추어 안부를 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편지에서 시부는 자신이 병중에 있어 몸과 마음이 모두 쇠약한 가운데, 사돈댁에서 보내온 편지를 받아 잠시나마 위안을 얻었다고 말하며 서두를 연다. 이는 병중에도 사돈의 편지를 살뜰히 읽고 감사한 마음을 전하려는 태도로, 당대 유교적 예절과 정서 표현의 일단을 보여준다.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며느리의 병세와 관련된 걱정이 중심을 이룬다. 며느리의 병색을 우려하며, 조속한 쾌유를 빌고 있다. 시부는 며느리의 병이 쉽게 회복되지 않고 있어 답답하고 걱정된다는 심경을 숨기지 않는다.
편지 후반부에는 자신 역시 팔월 초부터 병이 들어 지금껏 완쾌되지 못하고 있으며, 병세가 자주 악화되어 매우 괴롭다는 고백이 이어진다.
이 언간은 몇 가지 점에서 사료적 가치가 크다. 조선 후기의 가부장적 사회 구조 속에서도 시아버지와 며느리 간의 정서적 교류와 안부 편지가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는 드문 사례다. 이 언간은 조선 후기 한글 편지 중에서도 남성 발신자의 정서적 태도와 병환 상황을 진솔하게 담은 보기 드문 예로, 가족 간의 유대와 돌봄의 정서를 언어적으로 표현한 귀중한 생활사적 기록물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