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서는 1801년에 무장현감(茂長縣監)이 발급한 무장현(茂長縣) 호적으로, 조선후기 향촌 사회에서 특정 인물과 그 가족, 그리고 속한 신분 관계를 기록한 자료이다. 문서에 따르면 보현(輔鉉, 개명 후 '필현(弼鉉)')은 37세이며, 외조모가 반비(班婢) 유덕(有德), 부친은 양인 태건(太建)으로 확인된다. 부친은 양인 신분이지만, 모계가 노비 출신이었기에 가계의 신분 구조는 다소 복잡하다. 부친과 달리 모계의 계보에는 도망간 노비가 연결되어 있어 가문의 양반적 정체성과 노비적 기반이 혼재되어 있었음을 보여준다.
문서에는 그 아래로 여러 노비의 출생과 계보가 기록되어 있다. 예를 들어, 질비(秩婢) 순례(順禮, 47세)은 그 후손으로 준령(俊令, 14세), 분이(分伊, 11세) 등이 차례로 기재되어 있다. 각 자녀의 부친은 대부분 기록에서 빠져 있거나 노비 남성으로 언급되어, 이들이 모두 노비로 계승됨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도망 노비'에 대한 명기는 당시 호적 문서가 단순한 신분 등록용을 넘어, 행정적으로 노비 신분의 이탈과 추적 관리 기능까지 담당했음을 잘 보여준다.
다음으로, 김명현(金命鉉, 개명 후 익현(翊鉉), 31세)의 항목에서는 보다 전형적인 양반 가계가 기록되어 있다. 부친은 장사랑(將仕郞) 김인길(金麟吉), 조부는 통훈대부 행호조정랑 겸 춘추관 기주관 김용갑(金龍甲), 증조부는 학생 김대성(金大成)으로 이어지는 관직 경력 중심의 양반 계보가 상세히 드러난다. 외가 역시 학생 이징헌(李徵贒)으로 기록되어 학문적 전통을 이어받은 집안임을 알 수 있다. 아내는 박씨(30세, 무안 출신)로, 역시 학생 가문 출신으로 계보가 뚜렷하다.
그러나 이 가계 역시 노비의 존재가 함께 기록되어 있다. '율현(履鉉, 18세)' 항목에서는 부속 노비 순남(順男, 45세)과 그 처지에 속한 여러 노비들이 열거되어 있다. 이들은 단순히 이름만 기록된 것이 아니라, 출생 연도, 현 거주지, 도망 여부까지 세세하게 적혀 있어, 노비 관리의 실무적 성격이 강하게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