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료는 1898년 3월 13일에 나주후인 나정균이 염생원에게 보낸 혼서로, 자신의 아들 나종철(羅鐘喆)과 상대방 가문의 딸 사이의 혼례가 성사됨에 따른 축하와 감사의 뜻을 전하는 내용이다. 서두는 하늘과 땅이 조화를 이루듯 혼인이라는 일이 자연의 이치에 부합함을 밝히며, 길일에 혼례가 이루어져 복이 깃들기를 기원하고 있다.
이 문서는 특히 혼례를 유교적 관념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상대 가문의 딸에 대해서는 어질고 단정한 모습으로 표현하며, 혼사에 대해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드러내고 있다. 자신의 아들 종철에 대해서는 겸손을 드러내고, 고매한 상대 가문의 문벌에 감복하며 혼사가 성사된 것에 대해 감사의 말을 전하면서 두 집안 간의 관계가 돈독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문서는 조선 후기에서 근대로 넘어가는 시기, 양반층 가문 간의 혼인 풍속과 언어적 예절을 엿볼 수 있는 자료이다. 특히 혼인을 단순한 가족 간 결합이 아닌, 유교적 이념에 입각하여 해석하고 있다는 점은 당시 사회가 유교 가치에 얼마나 깊게 뿌리내리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