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근보(近甫)가 올라가는 편에 보낸 서신을 바로 받았으리라 생각됩니다.
봄이 다하고 여름이 다가온 데도 날씨가 아직 쌀쌀한데 고요한 가운데 생활은 요사이 또한 평안하십니까?
듣자니 남녘 지방의 전염병이 아직도 치성하다고 하던데, 요즘은 과연 어떠한지 알 수 없습니다. 회진(會津)의 모든 일가는 대단히 걱정스러운 일에 이르지나 않았는지? 먼 밖에서 염려하는 마음 그지없습니다.
족종은 얼마 전에 유행 감기에다가 겸하여 이전의 병세까지 도져 한 달 남짓 신음하다가 요사이 들어 처음으로 조금 편안합니다.
막내 조카의 과거 급제를 알리는 방목(榜目)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지난날을 생각하니 더욱 감회가 많습니다.
정랑(正郎)은 어제 바로 용인 원님을 제수받았습니다. 비록 경기도 내에 작은 고을이라 하지만, 오랫동안 바랬던 나머지라, 매우 다행한 일입니다.
이전 족보의 초고는 요사이 정랑이 한가한 틈이 없음으로써 아직껏 열람하지 못하였습니다. 이 초고를 관아로 들고 가서 시간이 나는 대로 열람하면서 정리할 터전을 삼을 수밖에 없는 처지입니다. 따라서 어느 때나 정돈하여 베껴 쓸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때마침 그곳으로 가는 인편이 있으나 여러 가지 바쁜 일로 모든 일을 자세히 말씀드리지 못한 채, 격식을 갖추지 않고 올립니다.
임자 4월 초5일, 족종(族從) 상중(象中) 절하고 올림
송파(松坡) 우하(寓下) 입납(入納) 사지개댁
유동(鍮洞) 족종(族從) 후장(候狀) 생식(省式) 근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