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후로 전혀 소식이 막혔으니 그 슬픔과 우러른 마음을 어찌 다할 수 있겠습니까? 곧 감찰의 집으로부터 3월에 보내주신 서신을 받고서 위로의 마음 깊었는데, 그 서신 이후로 어느덧 여러 달이 지나면서 장마 더위가 몹시 괴로운데, 고요한 생활 속에 기거하심은 한결같이 평안하십니까? 우러러 그리는 마음 그지없습니다.
족종(族從)은 해묵은 고질병이 갈수록 괴로워 지난해에 비하여 더욱 한층 심한 나머지, 봄 여름에 평안하고 건강한 때가 없으니 이 괴로움과 걱정을 어찌해야 할지?
족보에 관한 일은 전혀 소식이 없어 바로 답답하고 답답하였는데, 이제 보내오신 편지를 받고 보니 그 상황이 어찌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곧바로 이전의 책을 올려보내어 이를 참고하고 고증, 편수하는 터전을 삼도록 마련해주지 않았습니까?
서신을 보낼 만한 인편을 찾기는 참으로 쉽지 않으나, 기환(基漢)이 가을 과거 이전에 올라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반드시 그 인편에 지난날 거둬놓은 명단의 책자를 보내시고, 지난여름 장성 익원(翼遠)이 돌아가는 길에 보냈던 현장(玄丈)의 책 초록 가운데 의심되는 부분 또한 올려보내심이 어떠하겠습니까?
이 책 속에 증명하고 정리할 부분 또한 조목별로 그 책에 기록하여 보내주시기를 바라오나, 지금은 다른 계책이 없습니다. 다만 마땅히 요사이 거둬놓은 명단의 책자와 옛 족보를 서로 준하여 살펴보면 서울에 있는 일가가 서로 어긋난 부분에다가 아울러 주(注)를 붙여서 훗날 증거의 터전을 삼을 것이며, 그곳에서 만약 증명하여 보여줄 부분 또한 이에 의하여 기록하여 하나를 책자로 옮겨 베껴서 훗날 이를 내려보내고, 그곳에서 고증한 부분들의 의견을 보여주면 또한 마땅히 이를 한차례 수정하여 정본(正本)으로 삼음이 어떠할지?
범례의 자상함과 간략 부분에 대해서는, 오직 초본(草本)에 준하여 이를 적는 방법 이외에는 다른 길이 없습니다.
친구인 조허(曺許)의 서신은 본래 오히려 받아오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그 집안에 연이은 초상 때문에 잠시 받아낼 수 없었습니다.
이 서신을 금구 원님을 지냈던 박씨 집안의 인편에 부쳤지만 언제나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
나머지는 격식을 갖추지 않고 올립니다.
신해 6월 22일, 족종(族從) 상중(象中) 머리 조아리고 올림
회강(會江) 정안하(靜案下) 회납(回納)
유동(鍮洞) 족종(族從) 사장(謝狀) 근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