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동안 하나의 인편에 한 글자도 받아본 적이 없으니 어찌하여 먼 곳에서 그리는 마음을 안고 살도록 하는 것입니까? 예전 웃으며 이야기했던 사람은 혹 멀어지고 새로운 사람에게 정이 쏟아지니 더욱 슬픔과 탄식의 마음입니다.
삼가 매서운 추위에 모든 분에 몸은 두루 진중하시고, 새해에 모든 복은 강물처럼 이르렀다 하니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종말(宗末)은 요사이 노쇠하여 모든 일이 겁남으로써 다시는 몸을 반조할 여지가 없으니 이 얼마나 가라앉아버린 것입니까? 다만 도리어 서글플 뿐입니다.
비석을 바꿔 세우는 일은 이미 안부 서신에서 모두 말씀드렸습니다. 거듭 말할 게 없으나, 지난날 먼저 비석을 훼손하자는 의론은 어느 누가 이처럼 멈칫거릴 줄이야 생각하였겠습니까? 한낱 쌓여가는 비방에 주목할 일일 뿐 아니라, 아무리 스스로 돌이켜 보아도 나도 모르게 깜짝 놀라 스스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한번 찾아뵙고 의논드리고 싶으나 노쇠한 몸으로 기한을 늦춘다고 할지라도 가을 이전에는 반드시 내려가려고 합니다. 반드시 더 유념하여, 병든 몸으로 지체한다는 탄식을 하지 않으심이 어떠하겠습니까?
봄 사이 혹 과거가 있으면 붙잡을 수 있겠습니까? 깊이 생각하고 깊이 생각합니다. 이는 글로 모두 말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에 잠시 격식을 갖추지 않고 올립니다.
원중댁(原仲宅), 달부댁(達夫宅), 원부댁(源夫宅)과 돌려 보십시오.
정(丁) 정월 26일, 종말(宗末) 삼가 절하고 올림
호산(虎山) 첨안(僉案) 입납(入納)
삼가 방촌(芳村) 후서(候書) 근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