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람되이 마음으로 계합한 터라, 얼굴을 뵙지는 못했지만, 마음으로 함께한 지 오래입니다.
지난날 영각(鈴閣)주 1)을 갑자기 만났으나, 또한 자세히 이야기하지 못하고 돌아가셔 아직도 슬픕니다. 엎드려 생각건대 맑고 화창한 봄 날씨에 기거하시는데 안녕하십니까?
저는 한가한 때 또한 바쁘기만 하니 이는 '고요히 앉아 잡념을 잊는다.[坐忘]'는 것이 바로 '몸은 움직이지 않아도 마음이 밖으로 치달린다.[坐馳]'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일찍이 그 고을의 많은 선비가 모여 하루 즐기는 낙을 매우 부러워한 나머지, 우리 원님 또한 장차 다음 달 초2일에 모임을 거행하려고 합니다. 이는 외람되고 경솔한 일이라 생각하나 그때 혹 왕림하시어 지난날의 인연을 이어갈 수 있겠습니까? 이에 사람을 보내어 받들어 초청하니 이러한 바람을 저버리시는 일이 없으심이 어떠하겠습니까?
예를 갖추지 않고 이러한 점을 살펴봐 주시길 생각합니다.
무인 4월 19일, 이운영(李運英) 머리 조아리고 올림
송현(松峴) 목인(牧人) 후서(候書)
류생원댁(柳生員宅) 입납(入納) 근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