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진 10월 29일○군(郡) 남일면(南一面) 발산리(鉢山里) 지곡(芝谷) 근함(謹緘)
흥양군(興陽郡) 호산리(虎山里) 류생원 자여씨(柳生員子汝氏) 전(殿)
지난 무인, 기묘년 사이에 족보 간행의 일로서 저희 집안사람과 귀 종중의 여러분과 여러 달 함께 거처하면서 '백세 한 집안[百世一室]'의 즐거움을 알았습니다. 그 이후로 다시 남북으로 멀리 헤어져 소식이 모두 격조하여 피차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지 못하다가 요즘 듣자니 귀 종중에 먼저 돌아가신 분이 많은데, 우리 종씨께서 여든의 고령에도 건강하여 오히려 이승에 계신다고 하니 이 소식을 듣고서 감사와 다행하다는 마음 그지없습니다.
삼가 늦가을을 맞이하여 조용한 생활 속에 몸은 더욱 잘 보존하시며, 모든 권속 두루 평온하시며, 여러 종친께서도 태평하십니까? 멀리서 그리며 애써 비는 마음 그지없습니다.
못난 일가는 백발의 노인으로 외진 마을에 질병만이 뒤따르니 그 무슨 세상 사는 즐거움이 있겠습니까? 오히려 권속들에게 특별한 큰 걱정거리 없는 게 다행입니다. 어떻게 하면 우리 두 사람이 살아생전에 한자리에 모여 회포를 풀 길이 있으려는지? 빈말은 기약하기 어렵습니다.
나머지는 거친 노필(老筆)로서 모두 말씀드릴 수 없고 격식을 갖추지 못한 채, 안부 올립니다.
병진 10월 29일, 종하(宗下) 류중락(柳重洛) 두 번 절하고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