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중(喪中)이라 인사말을 생략하고,
조모의 초상을 당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천만뜻밖의 일이라, 놀란 마음 그지없습니다. 다시 무슨 말씀을 드리겠습니까? 삼가 중추에 조부를 모신 나머지 상복을 입으신 몸은 줄곧 잘 지탱하고 계시며, 아드님 정수(鼎秀)도 편안히 모시면서 일과를 잘하고 있습니까? 우러러 그리는 마음 그지없습니다.
아우는 예전처럼 부모님을 모시고 아래로 식구를 거느리니 다행한 일입니다. 나머지는 어찌 모두 말씀드릴 게 있겠습니까?
길은 멀고 소식이 뜸해 만남의 약속을 정하여 반드시 함께하고자 생각하나, 제 마음의 뜻을 이루지 못하니 이를 장차 어찌하겠습니까? 간단하게 하나의 계를 마련하여 1년에 한 차례라도 만나서 회포를 폄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때문에 몇 글자 올리오니 이러한 점을 널리 헤아려 9월 9일에 내동(內洞) 처가댁에 왕림하시면 저 또한 찾아가려고 생각합니다.
나머지는 인편이 바쁘다고 서두르기에 대략 써서 부치며, 삼가 격식을 갖추지 않고 글을 올립니다.
갑인 음력 8월 6일, 아우 양회승(梁會升) 두 번 절하고 올림
어릴 적 이름은 계성(季聖)이다.
고흥(高興) 읍내면(邑內面) 호산리(虎山里)
류생원 사집씨 댁(柳生員士集氏宅) 입납(入納)
보성(寶城) 송곡면(松谷面) 기동리(基洞里) 장상(狀上)
근봉(謹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