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양군(興陽郡) 읍내면(邑內面) 호산(虎山) 송현리(松峴里)
류생원(柳生員) 내동댁(內洞宅) 안골댁
지급(至急) 부우(付郵)
보성군(寶城郡) 겸어면(兼於面) 안적리(安迪里) 정재우(鄭在禹)
안부를 드린 지 몇 개월이 지나 저의 마음이 서글픕니다. 삼가 10월에 조용히 생활하신 몸은 모두 진중하십니까? 그리고 모든 식구도 고루 평안하십니까? 우러러 사모하는 마음 그지없습니다.
저는 예전 그대로입니다. 족종형 여국(汝局)씨의 대소가 또한 태평합니다.
귀댁의 족보에 관한 일은 올가을 일을 끝마치려고 합니다. 따라서 반드시 족보 편수를 위해 올라올 것으로 생각했었는데, 아직 정확한 소식을 알 길이 없기에 답답한 마음입니다.
지난날 명단을 수합하는 일은 끝마쳤고, 또한 귀 문중에서 완전히 의론을 결정하였다고 하였는데, 어찌하여 그처럼 미적거리는 것입니까? 만약 하는 일에 완성을 도모하고자 지체되었다면 이번 저희에게 회답을 주심이 어떻겠습니까? 말씀드린 바를 굽어살펴주시기를 바랍니다.
나머지는 가까운 날 찾아뵐 적 말씀드리기로 하고, 격식을 갖추지 않고 엎드려 살펴주시기를 바랍니다.
계(癸) 10월 초6일, 생(生) 정재우(鄭在禹) 삼가 절하고 올림
저희 고을 백사정(白沙亭) 제지소(製紙所)에 종이를 구매할 인편이 왕림하기를 또한 엎드려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