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이 끊긴 끝에 우리 아이가 가져온 서신을 받고서야 요사이 기거하시는 데에 줄곧 평안하심을 알았습니다. 위로의 마음 그지없습니다.
먼 일가 저는 올 정월부터 황달이 들어 저승길을 오가다가 지금은 조금 나았다지만 음식을 전혀 먹을 수 없고, 원기를 모두 잃어 헐떡거리는 숨으로 거의 죽을 지경이니 참으로 괴롭습니다. 이를 어찌해야 할지?
말씀하신 일은 모두 따라서 이미 도에 계(啓)를 올렸습니다. 정포(旌褒) 등에 관한 일은 오로지 예조(禮曹)에 관계되는데, 오늘날 판당(判堂)에서 취사선택하기 어려워서 한 차례도 거론한 적이 없고, 그 막내아우인 경기관찰사에게 계를 올린 그 사람들 또한 버려둔 채 시행하지 않으니 그들에게 무엇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이대감은 머지않아 벼슬을 그만두게 될 것이고, 그 예조판서가 물러나면 그때 주선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감초시(監初試)에 남중(南中)의 일가 가운데 누가 참석하였습니까? 경시(京試)의 급제자를 발표하는 방(榜)에 한 사람도 이름이 보이지 않으니 한심스럽습니다.
우리 집 아이는 때마침 출타하여 미처 답장을 올리지 못하였고, 먼 일가인 저는 병중에 잠시 이로써 안부를 대신한 터라, 격식을 갖추지 않고 이만 줄입니다.
신묘 2월 그믐, 먼 일가 서(瑞)는 머리를 조아리며 올립니다.
호산(虎山) 정좌(靜座) 입납(入納) 생식(省式) 근봉
냉천(冷泉) 종말(宗末) 후서(候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