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 복(福)에게 부치는 글
이처럼 차가운 눈 속에 아버님 몸은 어떠하시며, 숙모님 몸 또한 한결같으신지? 멀리서 엎드려 사모하는 마음 그지없다.
생각하니 이달 25일은 아버님 생신이시다. 마땅히 술과 안주를 마련하여 즐겁게 해드릴 일이나 알면서도 생각대로 하지 못하니 이 또한 사람으로서 도리라 하겠는가. 하늘을 우러러보고 땅을 굽어봄에 이 몸을 용납하기 어렵다. 그러나 지금 마땅히 들어가야 할 일이나 집안일에 얽매어 이 또한 뜻을 이루지 못함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니 이를 어찌해야 할는지?
송강 형님의 병환은 요즘 들어 쾌차하여 집안을 출입할 수 있으니 먼 곳에서나마 그리고 생각하는 마음 천만번이 아니다.
이 신관과 구관이 교체하는 즈음을 당하여 환정(還政)주 1)은 반드시 생각지 못한 사단이 생길 것이니만큼 이러한 뜻을 아버님께 말씀드려 미리 도모하여 수모를 당하는 지경에 이르지 않도록 함이 어떻겠느냐.
2전을 보내니 너는 흔히 볼 수 없는 반찬거리를 구하여 25일 생신상을 돕는 것이 어떻겠느냐. 나머지는 형식을 다 갖추지 않는다.
정해 10월 23일 새벽 후, 형 통오(通吾) 허전한 마음으로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