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 전 아룁니다.
며칠 사이에 몸은 어떠하십니까? 엎드려 사모하는 마음 그지없습니다.
불초자는 아무런 별 탈 없이 출행하였고 잠자리와 음식을 잘하고 있으니 이 다행함을 어떻게 모두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까?
며칠 전 송오위장(宋五衛將)의 아랫사람에게 송사의 판결문[題音]을 전해 들었습니다. 비록 모두 자세히 알 길은 없었으나 도장(盜葬) 당시 사달을 일으킨 여러 류가를 모조리 관아로 압송하여 엄하게 곤장을 쳐 봉고(捧考)하였다는 소식을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이는 실로 관심 부분입니다.
장례 택일의 뜻은 어제 관가에서 또 듣자니, 오늘 의송(議訟)을 부치려고 성안으로 들어갔다고 말합니다. 속담에서 말한, "두 마리 범이 서로 싸우면 모두 살아남을 수 없다."라는 꼴입니다.
영읍(營邑)의 판결이 이처럼 엄격하니 바라건대 가볍게 먼저 홀로 서서 나가지 마시고 문중과 상의하여 미리 생각하여 대처하시기를 엎드려 바랍니다. 만약 장례 택일이 들으면 다시 기별을 통할 길이 있을 것입니다. 나머지 모든 일은 격식을 갖추지 않고 이만 줄이며, 엎드려 굽어살펴주시기를 바라면서 올립니다.
을유 3월 21일, 불초자 지호(志浩) 올립니다.
을유 3월 21일 근봉
호산(虎山) 용전(龍田) 상서(上書)
류생원(柳生員) 매곡댁(梅谷宅) 전납(傳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