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찾아뵙지 못하여 항상 서글픈 마음이었는데, 근래에 매서운 추위에 몸은 평안하시며, 모든 종친 또한 평안히 지내시는지? 가지가지 사모하는 마음 이길 수 없습니다.
먼 일가인 저는 8월, 조모상을 당하여 그 슬픈 마음 어떻게 다 말할 수 있겠습니까? 다만 부모님께서 조금이나마 평안함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언제나 한 통의 서신을 보내어 안부를 여쭈고 싶었으나 길은 멀고 인편이 끊겨 지금까지 멈칫거리게 되었습니다. 이는 일가 간의 도타운 정의가 아니니 이 얼마나 송구스럽고 한탄스러운 일이겠습니까?
오늘날 새로 부임한 태수는 평소 가까운 사이입니다. 조정을 떠나올 때, 때마침 고향에 있음으로써 여러 일가에게 이런 사실을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제 말과 상관없이 그가 부임하던 날 안부라도 물은 사람이 있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내년 봄 과거가 있을 듯하니 그때 찾아뵙고 말씀드리기로 하겠습니다.
종씨 관영(灌榮)에게는 바빠서 별도로 서신을 보낼 수 없으니 이 서신을 두루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나머지 모든 일은 인편의 재촉으로 격식을 갖추지 않고 이만 줄이면서 서신을 올립니다.
병인 섣달 18일, 먼 일가 영오(榮五) 절하고 올림
호산(虎山) 성남 주서(城南注書) 먼 일가 후서(候書)
류생원(柳生員) 일영댁(日榮宅) 즉전납(卽傳納)) 생식(省式) 근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