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년에 누군가가 백일장(白日場)에 응시하여 제출한 시권(試券)이다. 시험 과목은 '고풍(古風)'이다. 고풍은 고체시(古體詩)를 말하는데, 대우(對偶)를 요구하지 않으며, 평측(平仄)이나 운자(韻字)의 활용이 자유롭다. 오언단편(五言斷篇)을 소고풍(小古風), 칠언장편(七言長篇)을 대고풍(大古風)이라고 한다. 시제(試題)는 '구양자가 밤에 책을 읽으려는데[歐陽子方夜讀書]'인데, 구양수(歐陽修)가 지은 〈추성부(秋聲賦)〉의 첫머리에 있는 구절이다. 이 시권은 '이하(二下)'의 성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