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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성삼고(錦城三稿)
- 소포유고
- 오언고시(五言古詩)
- 북지당(北池塘)
금성삼고(錦城三稿) / 소포유고 / 오언고시(五言古詩)
북지당
먼 곳 나그네 잠에 막 깨니 遠客睡初醒
구름 낀 산이 새벽에 다시 푸르렀네 雲山曉更碧
나막신주 68) 가는대로 내버려 두어 蠟屐任所之
이에 이르니 서산의 폭포 得此西山瀑
처음엔 흰 용이 가로막은 듯 初疑白龍橫
골짜기 가득히 바람과 비가 일어나더니 滿壑風雨作
다시 바다의 인어주 69)가 온 듯 還訝海鮫來
기다란 비단이 향나무에 걸려있네 長綃掛香木
일만 곡의 구슬이 모두 흩어지고 散盡萬斛珠
일천 층의 옥이 깍아진 듯 서 있으니 削立千層玉
차가운 소리가 나의 귀를 맑게 하고 冷冷淸我耳
맑은 모습이 나의 눈을 기쁘게 하네 淡淡悅我目
잠시 산수 간에 쉬고 있으니 暫憩山水間
도리어 속세의 자취가 부끄럽구나 却愧風塵跡
우연히 세 사람을 만나서 偶然見三人
함께 계곡 가에 취하도록 마시고 共醉溪邊酌
오늘 아침 한바탕 이야기를 나누니 今朝一場話
십 년 독서보다 훨씬 나았네 遠勝十年讀
노복이여 가자고 재촉하지 말라 僕夫莫催行
나는 산을 좋아하는 버릇이 있으니 我有愛山癖
- 주석 68)나막신
- 원문의 '납극(蠟屐)'은 밀을 발라 반질반질하게 손질한 나막신을 말한다. 남조 송(南朝宋)의 사영운(謝靈運)이 평소 등산을 좋아하였는데, 산에 오를 때는 나막신의 앞굽을 떼어 버리고 산을 내려갈 때에는 뒷굽을 떼어 걷기에 편하도록 했다는 고사가 있다. 《宋書 卷67 謝靈運列傳》
- 주석 69)바다의 인어
- 원문의 '해교(海鮫)'는 전설 속의 교인(鮫人)인 인어를 말한다. 남해 물속에 사는 교인(鮫人)이 비단을 잘 짰는데, 물 밖으로 나와 인가에 머물면서 매일 비단을 짜다가, 작별할 무렵에 눈물을 흘려서 구슬을 만들어 주인에게 주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太平御覽 卷803》
北池塘
遠客睡初醒, 雲山曉更碧.
蠟屐任所之, 得此西山瀑.
初疑白龍橫, 滿壑風雨作.
還訝海鮫來, 長綃掛香木.
散盡萬斛珠, 削立千層玉.
冷冷淸我耳, 淡淡悅我目.
暫憩山水間, 却愧風塵跡.
偶然見三人, 共醉溪邊酌.
今朝一場話, 遠勝十年讀.
僕夫莫催行, 我有愛山癖.